왕통 삼성전자 중국통신연구소장

 “중국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WCDMA(비동기), cdma2000(동기), TD-SCDMA(시분할 동기) 방식 모두에 미래가 있습니다.”

 ‘중국에 가장 걸맞은 3세대 이동통신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되돌아온 왕통 삼성전자 중국통신연구소장(39)의 확신이다.

 그는 “중국 2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70% 이상이 유럽식(GSM)이기 때문에 GPRS, WCDMA로 이어지는 발전모델이 비용과 시간적으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또한 왕 소장은 “cdma2000이 차이나유니콤을 중심으로 CDMA 발전모델로서 빠르게 도입될 것이며 TD-SCDMA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제1이동전화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이 서비스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그의 예상은 최근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1억2000만명을 돌파함으로써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것에 토대를 두고 있다. 어느 방식이든지 안정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하는 얘기다.

 왕 소장은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채용한 현지인 연구소장이다. 그는 중국 신식산업부 산하 베이징통신설계원의 부원장을 지냈다. 마흔이 안 된 나이에 남다른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현지 통신업 종사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젊은 인재들을 발굴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칭화대, 베이징대, 유덴대, 둥난대 등 중국을 대표하는 대학교에서 정보통신 연구개발 열기가 끓어오르는 것에 주목한다.

 “현재 4개 대학과 다탕·중싱·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선두기업들이 3세대 이동통신 공동 연구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구가 WCDMA 자체개발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힘만으로는 cdma2000 기술개발이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한국의 기술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같은 그의 말에서 왕 소장이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안정된 직장을 떠나 외국기업(삼성전자)에 몸담게 된 이유가 엿보인다.

 실제 왕 소장은 “삼성전자의 cdma2000 1x 기술이 우수하다”며 “중국은 cdma2000 1x 기술이 필요하고, 삼성전자도 시장확대와 장기적인 회사발전을 위해 중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왕 소장은 거의 키가 2m에 육박하는 장신이다. 그러나 낮은 몸가짐과 성의로써 사람을 대한다. 그의 겸손함에 삼성전자가 반한 것이 아닐는지.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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