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가 대거 몰려온다.
중국 가전업계에서 상위 5대 기업 중 하나인 하이얼을 선두로 중국 현지 제조업체의 브랜드를 단 소형가전제품들이 올들어 속속 수입돼 국내 소형가전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일본 브랜드가 AV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점차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브랜드마저 유통망이 빈약한 중소업체의 소형가전시장에 깊숙이 침투, 우리 가전업계의 위상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현황=그간 중국산 수입제품은 품질과 AS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낮은 인지도 탓에 대부분 수입업체의 독자 브랜드를 부착, 국내 시장에 유통될 뿐 중국 브랜드를 부착한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올들어 하이얼, 미디어, 에어메이트, J&C 등 중국 브랜드가 하이마트, 롯데마그넷, 까르푸 등 신유통점과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으며 굿웨이, 에어룩스 등 중국 브랜드들도 국내 시장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품목 또한 선풍기, 전기다리미 등에서 전기히터, 전기주전자, 청소기, 토스터, 커피메이커 등 소형가전 전품목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MP3CD플레이어, DVD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제품까지도 일부 대형 할인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수입업체의 경우 2∼3년내 대형가전인 소용량의 냉장고, 세탁기 등도 중국 브랜드로 유통시킨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어 수년내 중국 가전 브랜드의 국내 유통이 일반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파코리아는 지난해 12인치 중국 미디어의 선풍기에 독자 브랜드 ‘더하우스’를 채용하다가 올 여름엔 미디어 브랜드로 공급했다. 또 겨울용 제품인 선풍기형 히터도 중국 브랜드인 ‘에어메이트’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세중통상은 선풍기와 전기다리미 등 중국산 소형가전제품에 ‘하이얼’ 브랜드를 부착, 롯데마그넷에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까르푸, 하이마트 등으로 확대한다. 엑스지티씨도 연초 중국의 ‘J&C ’ 브랜드로 DVD플레이어 4000여대를 국내에 공급했다.
일부 수입업체는 일부 중국산을 국내 대기업의 브랜드로 포장하는 한편 또다른 중국 브랜드는독자적으로 유통, 국내 소형가전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는 우회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전자는 이달말 중국 킹클린의 가정용 청소기에 (주)대우 브랜드를 부착, 출시하고 내년부터 팜스타의 선풍기도 (주)대우 브랜드를 붙인다. 특히 내년부터 이같은 방식으로 백색가전시장도 노크한다.
CMC도 중국의 A업체로부터 전기포트 등 소형가전을 수입, 오는 9월말부터 대우전자 브랜드를 부착해 하이마트, 전자랜드21 등 신유통점에 공급하기로 했다.
◇배경=10여개 수입업체들이 이처럼 예전과 달리 중국 브랜드를 유통시키는 데 적극 나서는 것은 중국 제품이 품질, 디자인, 가격 등 측면에서 국산에 뒤지지 않고 자체적으로 탄탄한 전국 영업망과 AS체계를 갖췄다는 자신감 때문.
특히 중국산은 국산보다 30∼40% 판매가격이 저렴한데다 유통점에도 넉넉한 마진폭을 보장함으로써 유통업체들은 이들 제품을 미끼상품, 끼워팔기상품, 사은행사용 상품 등으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중국의 WTO 가입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외국기업은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을 넘어서 글로벌 생산기지로 중국을 활용, 기술이전이 가속화돼 국내 소형가전의 경쟁력은 급속히 약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신일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선풍기는 핵심부품인 모터성능이 국산 제품에 비해 떨어지지만 최근들어 기술개발 능력과 디자인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국산 제품을 위협하는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도 “10만원대 미만 중국산 소형제품인 경우 품질과 디자인이 국산과 대동소이하고 가격도 싸다”며 일부 소형 품목의 경우 국산이 시장에서 발디딜 틈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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