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디지터방송국 허가 배경과 전망

 정보통신부가 KBS 1·2, MBC, SBS, EBS 등 4개 방송사 5개 채널에 대한 디지털방송국을 허가함으로써 디지털지상파TV방송 시대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게 됐다.

 ◇방송국 허가의 의미=지상파 3사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시험방송을 실시해 오고 있으나 이번 방송국 허가는 본 방송이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정부의 방송일정에 따르면 본 방송은 각 방송사의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올해 안에는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이번 디지털방송국 허가는 이러한 정부의 디지털방송 추진일정에 따른 것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세계적으로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과 미국 등이 있으며 일본은 아직 본 방송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국내에서는 디지털방송에 대해 보다 신중히 하자는 의견과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정부는 과거 컬러TV방송이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10여년 이상 늦어짐으로써 국내 산업 발전이 늦어졌다는 반성에 따라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디지털TV방송을 조기에 실시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방송사들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환영보다는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가전업체들은 크게 환영하고 제품개발에 주력해 왔다.

 정부는 디지털방송으로 인해 2005년까지 디지털TV수상기를 비롯해 방송기기, 방송콘텐츠, 광고 등 관련 산업에 생산 111조원, 수출 277억달러, 무역흑자 19조원, 고용유발 17만명 등 막대한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향후 10년간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전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디지털전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광고나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한데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아직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방송계는 미국과 유럽의 디지털방송 방식을 비교 테스트하는 문제로 시끄럽다. MBC를 주축으로 시민단체와 대학교수 등은 비교 테스트를 할 때 이동 중의 수신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통부는 이동 중의 수신에서 유럽방식이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인정한 일이기 때문에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아직도 의견통일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통부는 이번 필드테스트의 결과에 관계없이 디지털지상파방송을 미국식으로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문제는 본 방송이 실시된 이후에도 계속 논란의 여지를 남길 전망이다.

 ◇가전업계 동향=디지털지상파TV방송을 위한 정부 및 방송국의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디지털TV 및 세트톱박스 시장을 겨냥한 가전 3사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가전 3사는 최근 경쟁적으로 완전 평면 브라운관(CRT)을 채용한 200만∼300만원대의 보급형 고선명(HD)TV에서 일명 벽걸이TV로 불리는 600만∼1000만원대의 첨단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TV를 출시하고 수요 진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전 3사는 디지털TV 본 방송 초기에는 29∼36인치대의 완전평면 HDTV와 40∼64인치대의 프로젝션TV가 주로 판매되다가 오는 2003년부터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PDP TV와 TFT LCD TV 등 벽걸이TV로 수요가 옮겨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방송 초기엔 디지털TV 못지않게 지상파디지털TV용 세트톱박스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각각 95만∼130만원대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지상파디지털TV 본 방송이 실시되면 경기침체로 인해 잔뜩 움추린 가전시장에 디지털TV가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디지털TV 내수 시장이 본격 형성되면 해외시장 공략에도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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