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지상파방송국 전략-SBS

 지상파 방송사로는 막내라 할 수 있는 SBS는 KBS나 MBC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순수 상업방송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방송에 있어서도 품질로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지상파 방송 3사중 디지털방송에 가장 발빠른 준비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시험방송도 KBS와 MBC보다 3일 앞서 시작하는 등 기선제압에 나서고 있다.

 SBS는 지상파 방송 3사중 디지털방송에 가장 발빠른 준비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시험방송 시점도 KBS와 MBC보다 약간 앞서 시작했다.

 SBS는 후발 방송사와 수도권에 한정된 민영방송이라는 약점을 디지털방송을 통해 극복한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 99년부터 별도의 디지털방송팀을 구성, 준비작업에 돌입한 결과 시험방송을 타사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었다.

 현재 SBS는 HD급 디지털 스튜디오 1실을 비롯해 종합편집실 2개, 개인 편집실 4개 등을 갖췄으며 HD급 ENG 카메라 6대, VCR 32대 등을 갖추고 있다. 또 HD급 디지털방송 프로그램 제작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해 디지털 방송용 CG실과 음성더빙실 등도 완비했다.

 여의도 본사와 일산 제작센터에 24시간 자동송출이 가능한 디지털방송 전용 주조정실과 250평 규모의 대형 HD 편집실 등을 갖춘 SBS는 지난 1년 동안 시험방송을 통해 다큐멘터리와 영화 등 상당수의 HD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기도 했다.

 현재 SBS가 보유하고 있는 송신기는 미국 ADC사의 1.5㎾급 1대와 LG정보통신의 1㎾급 1대 등 2대에 달한다.

 지난해 말 도입한 HD 전용 중계차 2대는 현재까지 국내 유일의 HD 전용 중계차로 그동안 축구·농구 등 스포츠 생중계와 야외 쇼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는 데 성공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처럼 SBS는 방송장비 도입면에서 KBS와 MBC보다 어느 정도 앞서있지만 디지털방송 프로그램 제작면에서는 다른 방송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BS는 지난해 첫 디지털 시험방송을 시작하면서 방송한 ‘HDTV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20분짜리 특집물과 SBS가 자체 제작한 40분짜리 다큐멘터리 ‘오지의 사람들’ 등 2편 이외에는 이렇다할 디지털방송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풍경 2000’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주 1회 고정물로 편성했지만 나머지 방송시간은 아날로그 프로그램을 디지털로 변환시킨 SD급 프로그램으로 채워 나갔다.

 SBS는 본방송이 시작되면 10시간 중 스튜디오 제작 프로그램인 토크쇼나 쇼 프로그램의 비중을 가장 높게 잡고 있다.

 스튜디오 제작 프로그램의 경우 제작비나 제작시일이 적게 들어 초기에 효율적인 편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SBS는 그동안 스포츠 디지털 생방송을 했던 노하우를 살려 스포츠 프로그램을 그 다음으로 높게 편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경우 아직까지 시험방송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프로그램 장르중 가장 마지막에 편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SBS 편성팀 윤형묵 국장은 “초기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튜디오 제작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는 동시에 SBS만의 장점인 스포츠 생중계 프로그램도 적극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먼저 시험방송을 실시했던 만큼 본방송에 있어서도 가장 먼저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오는 9월 방송의 날을 맞아 본방송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인해 정확한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SBS는 9∼10월에 본방송에 들어간다 해도 제작·편집·송출과 중계차 등 방송에 필요한 장비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업방송인 SBS는 앞으로도 디지털방송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지만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료 인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의 반발로 미뤄지고 있는 민영 미디어렙의 설립이 확정되고 이를 통해 광고료가 인상된다면 보다 용이하게 디지털 전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까지 미디어렙 문제의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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