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모델 미개발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인터넷업계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일본이 급부상하고 있다. 첨단주 회의론이 대두되면서 인터넷 거품이 붕괴된 이후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인터넷업계의 화두가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수익창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업계의 일본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일부 핵심 솔루션과 네트워크장비 공급에 그치던 인터넷업체의 일본시장 진출이 서비스 분야(포털과 콘텐츠)와 초고속망, 그리고 무선인터넷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인터넷 기술 수준이 일본보다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이고 보면 이러한 전방위적인 일본시장 진출이 내수부진과 자금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터넷업계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의 인터넷인구가 2000만명을 넘었다고는 하나 내수시장만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시장에 안주해오던 인터넷업계가 올 들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일본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그동안 인터넷에 대한 투자를 외면해오던 일본 정부가 최근들어 초고속 인터넷 등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인구가 급증하는 등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진입장벽이 높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에 우리 인터넷업체의 진출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미 유니텔·네이버컴·다음커뮤니케이션·시큐어소프트·엔씨소프트 등 30여 업체가 진출했으며 네오엠텔과 신지소프트 등 무선인터넷업체들도 세계 최대의 무선인터넷 강국인 일본시장 진출을 다각도로 모색중이다. 지리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이질감이 적어 콘셉트를 잡기 쉽고 공짜에 익숙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료 마인드가 정립돼 시장진입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갖고 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업체의 일본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니 참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일본의 기업 인프라가 세계적인 수준일 뿐 아니라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에 대한 전방위투자를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최근 보도도 이러한 우려를 반증하고 있다. 98년 2400건, 99년 3150건이던 일본의 비즈니스 모델 특허출원 건수가 지난해는 1만5000건으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99년에 100건 정도를 출원했던 NEC가 지난해 1600건을 출원했고 이 중 30%가 전자상거래 분야였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물론 국내의 많은 벤처기업들이 솔루션이나 서비스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략만 잘 세운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인터넷기업의 일본 진출이 저가와 틈새시장을 무기로 삼았던 기존 제조업체들의 진출전략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낙관할 수 없는 것이 일본시장이다.
관건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다른 업체가 흉내내지 못할 정도의 독창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하며 단일업체보다는 콘텐츠·인프라
·통신업체 등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진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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