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써키트,페타시스 불황극복 방안 화제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기 시장 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인쇄회로기판(PCB)산업계가 다각적인 불황타개책을 찾기에 부심하는 가운데 유력 PCB업체인 코리아써키트와 페타시스의 경영기법이 PCB업계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와 페타시스의 사업전략이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국내 PCB업계의 모델 케이스로 대두한 까닭은 사업의 ‘선택과 집중’으로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기 때문.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는 국내 대표적인 종합PCB업체. 코리아써키트는 설립 이래 지금까지 ‘품목·고객 다변화’를 최대 경영방침으로 설정,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코리아써키트가 생산하는 품목은 페놀에서부터 다층인쇄회로기판·플렉서블·메탈PCB에 이르기까지 다양, ‘PCB 백화점’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이처럼 생산품목이 다양하다보니 고객도 수십 개사를 넘어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코리아써키트는 품목별 매출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루고 특정 고객에 얽매이지 않는 사업 전략을 구사, 최근 같은 불황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타격을 덜 받고 있다는 것.

 실제로 코리아써키트의 올 상반기 매출 720억원 중 주력품목인 다층인쇄회로기판의 경우 모듈기판이 47%, 통신용 기판이 23%, TFT LCD용 기판이 18%, 컴퓨터 및 OA기기 기판이 10%를 각각 차지하는 등 품목별 안배가 이뤄졌다.

 여기에다 주요 고객별 공급 비중도 가장 큰 업체가 20% 남짓이고 대부분 10∼1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코리아써키트의 한 관계자는 “특정품목·특정업체 중심의 영업은 호황기에는 유효할지 모르지만 불황기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품목 및 고객의 분산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페타시스(대표 박은현)는 네트워크 보드로 불리는 초고다층PCB 전문메이커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97년 이전까지 잡다한 PCB를 생산하는 평범한 중소기업이던 페타시스는 그해부터 과감한 사업구조조정을 추진, 초고다층 PCB만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고강도 사업 고도화 전략에 힘입어 페타시스는 98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8%나 신장했고 지난해까지 매년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구가했다. 물론 매출의 80% 정도를 수출에서 달성하는 수출 전문기업이라는 평가를 덤으로 얻었다.

 잘나가던 페타시스에 예기치 못한 복병이 찾아들었다. 다름아닌 전세계적인 IT경기 불황. 특히 페타시스의 주고객인 미국 시스코의 침체는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게 페타시스의 설명이다.

 급작스런 시스코의 추락으로 위기에 직면한 페타시스는 이때부터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품목의 수직계열화 심화 및 고객다변화 전략이 페타시스가 내린 위기극복 처방이다.

 페타시스는 앞으로도 초고다층 PCB에 주력하되 여기에 빌드업·COB기술을 접목, 부가가치를 높여나간다는 것. 나아가 현재 18층 정도에 머물고 있는 다층인쇄회로기판 기술을 40층까지 높여나간다는 게 페타시스의 전략이다.

 이와 더불어 시스코에 편중돼 있던 고객을 선마이크로시스템스·GES 등으로 다변화하는 한편 플렉트로닉스·제이빌·솔렉트론 등 미국 주요 전자제품전문제조서비스(EMS)업체도 페타시스가 공을 들이고 있는 공급선이다.

 페타시스의 한 관계자는 “품목의 수직계열화와 고객다변화 전략 효과가 발휘되기 시작한 3분기부터는 매출이 다시 회복, 예년 같은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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