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히타치 스토리지 제휴

 최대 유닉스 서버업체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 히타치와 고성능(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제휴를 체결했다.

 9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선은 히타치 계열사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스와 협력을 맺고 히타치의 하이엔드 스토리지인 ‘프리덤 스토리지 라이트닝 9900’을 자사의 브랜드(모델명 스토어에지 9900)로 판매하기로 했다. 또 양사는 이번 제휴로 각 회사의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제품(선의 스토리지 관리 등)도 서로 판매하고 배급할 수 있게 했으며 차세대 스토리지 제품 개발을 위한 공동센터도 설립키로 했다. 

 하이엔드 스토리지가 없는 선은 그동안 ‘스토어에지 T3’라 불리는 스토리지 제품을 판매해 왔다. 하지만 이 제품은 선의 미드레인지 서버(모델명 엔터프라이즈 3500 등)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만 저장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선의 하이엔드 서버(모델명 엔터프라이즈 1000)를 사용하는 기업 고객들이 선의 스토리지 대신 EMC의 하이엔드 스토리지를 선택해 왔다. 선의 한 관계자는 이날 EMC의 비즈니스 매출액 중 45%가 선의 서버에 부착된 스토리지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선이 자사의 하이엔드 서버 고객을 대상으로 하이엔드 스토리지까지 영업에 나설 경우 EMC 위주로 형성된 스토리지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히타치와의 제휴에 대해 선의 사장 겸 최고운영임원 에드 잰더는 “지난 6개월 동안 하이엔드 스토리지 분야에서 제휴할 업체를 물색해 왔다”고 밝히며 “이번 제휴는 EMC를 겨냥한 것뿐만 아니라 서버·스토리지·소프트웨어 등 선의 각종 제품을 인터넷 인프라 위주로 공급해 IBM과도 겨루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 EMC는 이날 e메일 성명을 발표, “양사의 제휴는 유통에만 국한된 것일 뿐 신제품 등 알맹이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선이 이번에 제휴를 맺은 히타치는 데이터 스토리지 매출이 사업초기부터 호조를 보이는 등 그동안 매출이 계속 증가세를 보여 왔다. 이 회사는 현재 HP와도 협력관계를 맺어 HP가 히타치의 스토리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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