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컴·인사이드텔넷컴 그래픽카드 中·日에 OEM공급 길 튼다

 국내 대표적인 그래픽카드 업체인 시그마컴과 인사이드텔넷컴이 각각 일본과 중국의 현지 PC업체에 대한 그래픽카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OEM 수출이 성사될 경우 그동안 미미했던 국내 그래픽카드 수출이 대규모 물량확보를 통해 대만업체처럼 규모의 경제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국내 그래픽카드 수출에 일대 전기가 될 전망이다.

 ◇진행상황=시그마컴(대표 주광현)은 올초부터 일본 후지쯔와 샤프를 상대로 각각 TV수신카드와 그래픽카드의 OEM 공급을 추진중이다. 시그마컴은 특히 후지쯔에 대한 TV수신카드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데 후지쯔는 일본에서 NEC에 이어 2위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특히 TV수신카드를 장착한 데스크톱PC를 연 400만대씩 생산하고 있다. 시그마컴은 번들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모두 일본어 버전으로 만들고 스테레오 지원 등 일본 상황에 맞는 기능을 추가해 후지쯔에 샘플을 제공한 상태다.

 시그마컴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에 의존해야 해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만업체에 가격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그래픽카드와 달리 TV수신카드의 경우 TV튜너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부품이 많고 또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용이하다”며 시장 진입을 자신했다. 시그마컴은 TV수신카드 공급에 성공할 경우 현지 PC업체에 대한 그래픽카드 공급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드텔넷컴(대표 엄주혁)은 중국 최대 PC업체인 렌샹에 그래픽카드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두달전 지포스2 MX200과 지포스2 MX400 제품으로 렌샹에 샘플을 제공했으며 이번달 안으로 승인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드텔넷컴은 이르면 9월부터 월 5000개 정도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물량을 4만∼5만개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렌샹 이외에 15개 정도의 다른 현지 PC업체에 대한 그래픽카드 공급도 준비중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렌샹 등 대부분의 중국 PC업체들은 기가바이트 등 대만업체와 중국업체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품질에 대한 불만이 많다”며 “규격이 까다로운 국내 PC업체로부터 검증받은 제품에 신뢰를 보이고 있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망=지난해말부터 그래픽카드 수출이 성과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현지 PC업체를 공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시장의 보수성과 대만 및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차를 뛰어넘기 힘들 것으로 지적하면서도 시그마컴과 인사이드텔넷컴이 현재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OEM 물량의 대부분을 소화하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까다로운 품질검증을 거쳤다는 점을 들어 성공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또 인사이드텔넷컴은 이미 중국 현지 생산시설을 마련했고 시그마컴 역시 현지공장 설립을 고려하고 있어 대만·중국산과의 가격차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그마컴과 인사이드텔넷컴이 현지 유명 PC업체에 대한 OEM 공급권을 획득한다면 국산 그래픽카드의 위상이 높아져 다른 그래픽카드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업계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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