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커런트]인도 인터넷시장-사이버 키오스크 네티즌 `바람몰이`

 ◆10억 인구대국 인도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어느 국가보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인도에서 정기적으로 웹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지난해 말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어난 400만명에 달했으며 이는 아태지역에서 99년과 지난해 연간 인터넷 사용자 증가율 중 가장 높은 것이다.

 가트너G2는 올해 말이면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수가 79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05년이면 무려 4000만명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 가트너(http://www.gartner.com)와 공동 기획하는 ‘EC커런트’ 이번주 주제는 인도의 인터넷 사용 현황이다. 이번 호를 통해 인도의 웹 이용자수 증가 추세의 원동력, 이용자 현황,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짚어본다.◆

 

 인도 정부의 규제 완화는 지난 2년간 인도에서의 인터넷 성장에 박차를 가한 셈이 됐다. 규제 철폐로 국유 ISP인 VSNL을 통한 접속 비율은 거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97년 6월 500시간당 미화 343달러에 달하던 요금은 올해 6월 현재 동일한 시간의 사용 요금이 6분의 1 정도에 불과한 58달러로 크게 줄어들었다.

 정부의 규제 완화는 많은 민영 ISP의 시장진출을 촉발시켰으며 접속 요금 하락을 가져왔고 경쟁 환경의 도입으로 인해 여전히 접속 요금은 하락하는 추세다.

 또 하나 인도의 인터넷 이용 현황을 한마디로 특징지울 수 있는 단어는 ‘사이버 키오스크’다. PC 및 통신 시스템의 보급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인도에서는 손쉽고 저렴하게 인터넷 이용 환경을 제공하는 사이버 키오스크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인터넷 접속 수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제 인도에는 현재 5000곳 이상에 사이버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으며 시간당 25센트의 아주 저렴한 요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용 요금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 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ISP 정부 독점 해제

 사이버 키오스크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인터넷 접속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이들이 키오스크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사이버 키오스크의 정착이 저렴한 비용으로 사회적 상호 작용의 공유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상으로 살펴보면 사이버 키오스크는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 중 절반이 넘는 56%가 이용하는 일차적 접속 장소며 그 뒤를 이어 사무실, 가정, 친구 집, 교육기관 등이 인터넷 이용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또 여러 장소에서 옮겨가면서 웹 서핑을 하는 사람 중 80%가 사이버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으며 주로 한 장소에서만 웹 서핑을 하는 사람 가운데 45%가 사이버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대학생 키오스크 주고객

 사이버 키오스크 사용자들은 보통 일주일에 2, 3회 정도로 인터넷 접속이 제한적이다. 사이버 키오스크가 아무리 손쉽고 저렴한 접속 환경을 제공해도 가정이나 사무실에서처럼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없이 마음대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접속하는 사람들은 손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덕분에 하루에 최소 한번 이상 인터넷에 로그온하고 있어 가장 빈번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파악된다.

 접속률은 젊은층과 부유층에서 가장 높다. 이들의 접속률은 10%로 전체 인구의 접속률 0.5%와 비교해 무려 20배나 많은 접속률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역적으로는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에서 접속률이 가장 높으며 이 지역은 대부분의 키오스크가 자리를 잡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연령별로는 18세부터 25세까지의 남성들이 다른 어떤 집단보다도 자주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에 비해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노인층의 인터넷 이용률은 가장 떨어진다.

 이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추론해보면 인도의 인터넷 서퍼의 전형은 젊은 남자 대학생이며 주로 사이버 키오스크에서 인터넷에 접속한다.

 

 -인터넷 이용자들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분야는 전자우편 송수신을 비롯해 채팅, 직업 검색, 인터넷 사이트 검색 등이다.

 인도의 웹 서퍼들이 웹 사이트에서 기대하는 것은 매우 구체적이며 이들은 적절한 콘텐츠, 검색 및 탐색 기능을 포함한 손쉬운 사용법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물론 빠른 다운로딩 시간이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웹 사이트의 멋이나 매력적인 프레젠테이션 등과 함께 앞에 언급한 항목이 보다 우선시된다.

 분야별로는 직업 검색 사이트를 가장 많이 찾는 층은 학생과 민간업체 직원들이며 30세부터 45세 사이의 남성층이 새로운 인터넷 사이트를 가장 많이 검색한다.

 전자우편, 채팅, 검색 이외의 인기있는 온라인 활동으로는 검색 엔진, 음악·오락·뉴스, 온라인 카드, 크리켓, 영화, 콘테스트 사이트, 기술 정보 및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다운로딩 등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검색엔진 트래픽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서핑을 즐기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위가 높은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발생한다. 음악·오락·뉴스는 학생층과 25세 이하 연령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온라인 카드는 주로 자금의 여력이 있는 고소득 계층으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기술 정보 및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다운로딩은 고소득층, 중년층, 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용카드 활용은 저조

 인도의 웹 이용자들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오디오와 비디오 파일 다운로딩, 개인 금융자문, 온라인 게임, 부동산 및 자동차 검색 및 선택, 식품이나 요리법 검색, 크리켓 이외의 스포츠 뉴스, 여행정보 등과 같은 분야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 이용자 중 5.8%만이 온라인 구매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들 구매자 가운데 실제 온라인으로 결제를 한 비율은 60%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 온라인 구매자 중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의 비중이 50%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인도에서 신용카드 사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태지역서 중국 다음 시장

 인도는 아태 지역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큐모의 웹 시장으로 급부상하게 될 것이다. 현재 전체 인구의 6.8%인 600만명에 불과한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2005년 말까지면 전체 인구의 4%선인 4000만명으로 폭증해 웬만한 국가의 인구수에 육박하게 될 전망이다.

 인도에서 앞으로도 사이버 키오스크가 가장 중요한 인터넷 접속 수단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렴한 시간당 사용 요금, 높은 가용성, 간편한 사용법, 핵심 인터넷 이용 계층인 학생들간의 사회적 상호작용 공유 등의 장점으로 인해 사이버 카페의 생존력은 해가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PC나 모바일 전화와 같은 다른 인터넷 접속 장비에 드는 비용은 대다수의 인도인들에겐 너무 비싼 수준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같은 장비가 활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온라인 구매율 역시 보안 문제, 오프라인 제품에 비해 너무 높은 온라인 제품 가격, 낮은 신용카드 이용률, 만져본 뒤에야 구매하는 구매 습관 등의 여러 가지 장벽 때문에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도에서의 인터넷 사업은 가장 적극적인 인터넷 이용자층인 18세부터 25세 사이의 젊은 남성 특히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삼아야 성공할 수 있다. 또 가장 인기있는 인터넷 활동인 전자우편, 채팅 룸 이용, 직접 검색 및 새로운 인터넷 사이트 검색 등에 맞추어 웹 사이트를 디자인해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부가 기능을 추가하고 이용률이 낮은 기능들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사이버 키오스크와 사이버 카페

 사이버 키오스크는 기능면에서 공중전화와 비슷한 PC기반 터미널로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주며 공공 건물에 주로 설치된다. 공중전화와 마찬가지로 동전, 현금, 신용카드, 스마트카드 등 다양한 지불 방법을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인도에서는 사이버 키오스크와 사이버 카페라는 용어가 서로 구분없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사이버 카페에는 몇 대의 PC가 설치돼 있고 전화 접속 네트워킹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환경을 제공한다.

  

 ★인도 경제 엿보기

 인도는 다양성 속에서 조화를 찾는 나라다. 인도의 국토는 서유럽 전체의 크기와 비슷하고 남한 면적의 33배나 되는 28만㎢며 세계 인구의 6분의 1에 가까운 10억명에 달한다. 또한 지방에 따라 풍토조건과 인종구성이 판이하며 공용어만도 15종에 이르는 복잡한 언어분포를 갖고 있다. 특히 힌두교 및 회교 등 각종 이질적인 종교가 번성하고 격심한 빈부·교육의 격차, 수천년을 내려온 사회신분제도 등으로 사회구성이 다양하다.

 인도는 플랜트 및 기계설비 등 자본재 투입시장, 원부자재 및 노동집약상품 수출시장으로 전통적인 가격지향 시장이자 판매자 시장이며 상권이 뉴델리, 뭄바이, 캘커타 등 주요 대도시 지역별 경제권으로 분리돼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 진출 거점 및 대선진국 우회수출 기지로서의 여건도 양호하다.

 미래 학자들은 앞으로 중국과 인도 시장을 석권하는 국가가 세계의 무역대국으로 군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리=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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