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선당 가입자 비율을 높여라.’
경기불황과 가입자 순증 감소세로 인해 사업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초고속인터넷사업자(마이크로ISP)들에게 던져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 문제는 전용회선을 빌려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ISP사업이 붐을 탔던 99년 말과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사회적 분위기와 시장경쟁 파도에 묻혀 그다지 부각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들어 이 분야 몇몇 유력업체들이 부도와 파산의 경험을 당하면서 이 문제 해결 없이는 사업적 이익은 물론 마이크로ISP의 생존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되기에 이르렀다.
◇원인과 현황=이들 마이크로ISP는 초고속인터넷 한 가입자당 월 이용요금을 1만8000원에서 2만5000원 가량 부과하고 있다. 전용회선 1개당 월 임대료가 업체별 평균 120만원 정도된다고 할 때 회선당 가입자수가 최소 60명은 돼야 서비스 이용료로 회선임대료를 메울 수 있다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여기에는 물론 인건비와 운용비, 장비소모 비용은 제외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1회선당 가입자 60여명’이라는 사업유지에 필요한 최소 가입자율을 만족시키고 있는 마이크로ISP는 현실적으로 극히 드물다. 심지어 회선당 30여명 이하의 가입자만 채우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이 경우 고정적인 회선비용 때문에 가입자 추가유치를 위한 영업활동이 제약받음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사업 자체의 장애물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최근 마이크로ISP업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수합병(M&A)에도 이같은 현실은 극명하게 반영됐다. 2, 3개월 사이 4, 5개 업체가 흡수되거나 타 업체를 사들이는 M&A가 성사됐지만 정작 그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피인수 업체가 갖고 있던 가입자수는 인수업체의 외형적 가입자 수치를 올렸을지 몰라도 회선당 가입자비율이 낮은 업체를 떠안았을 경우 인수업체가 연쇄적으로 회선당 가입자비율이 낮아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절대적인 가입자수가 마이크로ISP의 사업성과 장래성을 말해주는 기준으로서의 의미가 그만큼 약해진 것이다.
◇대안과 전망=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로ISP가 초고속인터넷이라는 이름과 대형 사업자에 비해 낮은 요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단정한다.
그동안 외형적으로 가입자수를 늘리고 그것으로 장래를 평가받는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마이크로ISP의 조건에 맞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서비스 품질 향상이 사업성패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관련업체 한 사장은 “회선당 가입자비율을 높이는 것이 사업내실을 다지는 가장 절대적인 해결책임을 얼마전부터 절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가입자 유치 마케팅 및 시설투자를 지속하겠지만 회선당 가입자비율을 높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M&A에 대해서도 사업자간 눈치작전과 물밑암투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전까지 매물만 나오면 무조건 인수하던 상황이 크게 바뀌어 회선당 수익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 실가입자는 얼마나 되는지의 충실도가 피 인수업체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초고속인터넷사업자가 놓치고 있는 틈새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마이크로ISP의 사업적 성공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회선당 가입자비율을 높이는 길 밖에 없다는 인식이 업계에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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