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의 그룹계열사 네트워크망을 광전송장비로 연결하는 그룹통신망 고도화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는 국내 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신규 설비투자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전송장비업체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 한편, 다른 기업의 네트워크 관련 투자계획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유니텔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급증하는 인터넷 트래픽 및 내부 트래픽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현재 T3급 전용선과 2.5기가 광전송장비 등으로 구축돼 있는 네트워크시스템을 내년까지 DWDM 광전송장비로 교체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사업타당성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은 이를 위해 그룹의 네트워크시스템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유니텔을 통해 시스코와 노텔, ONI시스템즈, 시에나, ECI 등 5개 DWDM장비 공급업체로부터 장비규격 등에 대한 제안서를 접수한 데 이어 이번주부터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을 개최하고 있다.
삼성은 사업 첫해인 올해는 1단계로 계열사 본사가 몰려 있는 서울지역과 데이터센터가 있는 과천에 DWDM장비를 도입, 운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성과를 평가한 후 2단계로 전국의 삼성계열사를 DWDM장비로 연결, 그룹통신망 고도화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유니텔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이번 사업의 세부계획 및 투자금액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데이터 처리능력을 최대 수백기가급까지 확장할 수 있는 DWDM장비를 도입, 그룹의 통신망을 고도화한다는 사업방향의 기본적인 틀은 마련된 상태”라고 밝혔다.
삼성이 이처럼 경기침체로 인한 신규투자 위축에도 불구하고 그룹차원에서 광전송장비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 트래픽의 처리 능력을 확충하고 통신망 고도화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광전송장비 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전반적인 설비투자 위축에도 불구하고 신규 투자 부문에 예산을 편성, 통신망 고도화사업에 나서는 것은 침체된 네트워크장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광전송장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번 삼성그룹의 통신망 고도화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5개 업체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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