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전자화폐업체

IC카드가 생소하기만 하던 시기, ‘전자화폐’는 그 물리적인 실체를 스마트카드로 드러냈다. 지금도 일반인들 사이에선 전자화폐와 스마트카드가 종종 헷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자화폐가 이처럼 스마트카드 환경을 선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혼자만의 힘으로 시장을 조성하기는 역부족. 교통카드와 이동통신 제휴카드가 전자화폐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것은 앞으로 커다란 시장추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통부와 전자화폐 사업자들이 교통카드 표준화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국내 전자화폐시장은 ‘교통’이라는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등에 업고 본격 정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동통신 제휴카드 또한 전자화폐를 기본 응용서비스로 채택, 시장활성화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편집자주

 

◆몬덱스

 몬덱스는 IC카드형 전자화폐의 원조격이다. 세계적으로는 비자캐시·프로톤 등과 함께 지난 90년대말부터 보급돼 시범적용을 해 왔지만 국내에 본격 선보인 것은 지난해 국내기업들이 공동출자를 통해 몬덱스코리아(대표 김근배 http://www.mondexkorea.co.kr)를 설립하면서부터다. 몬덱스 전자화폐는 국제 보안제품 등급 기준인 ‘ITSEC’의 최상위 등급을 획득한 ‘멀토스’를 운용체계(OS)로 채택했다.

 몬덱스코리아는 지난해 6월 국내 처음으로 전자화폐·신용·교통기능을 담은 원카드 ‘트레이드패스카드’를 상용·발급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해 왔다. 지난 5월에는 신세대 전용상품인 몬덱스프리패스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택시용 지불상품, PC방 전용상품 등 다양한 기능의 전자화폐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몬덱스코리아는 하반기부터 금융상품에 국한하지 않고 이동통신·유통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 영역을 창출할 계획이다. 연내 발급목표만 300만장. 우선 KTF와 협력해 IC카드와 휴대폰을 접목한 ‘KTF 멤버십 카드’를 단계적으로 500만장까지 보급하기로 했다. 이어 앞으로는 휴대폰 슬롯에 카드를 꽂아 무선결제·충전·입금 등 직접적인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이미 인터파크·인터넷영풍문고에 이어 대형쇼핑몰과의 제휴를 확대함으로써 온라인 전자상거래(EC) 지불결제수단으로도 빠르게 정착시키기로 했다.

 현재 주 발급기관은 국민은행·국민카드며 농협과도 제휴를 맺고 ‘경기 머니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K캐시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발급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K캐시는 금융망 공동전자화폐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금융결제원을 정산센터(데이터 최종수집, 결제자료 생성 및 보안장비 관리주체)로 활용하는 전국 단일결제체제를 갖추고 있어 최다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셈이다.

 K캐시는 특히 그동안 PC에 내장해 왔던 인터넷 뱅킹 및 전자상거래용 공인인증키를 IC카드에 탑재할 수 있어 신뢰성있는 전자화폐로 사업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은행권과 금융결제원이 사업 주관기관인 만큼 도산이나 경영악화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의 위험이 적고 전국적인 인프라 구축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교통·유통·인터넷 분야에서 사용되는 K캐시 단말기 인프라 보급은 현재 대구의 경우 ‘TINC’, 광주는 지역 버스조합, 교통분야는 뷰텍,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E-포멧·달란트뱅크 등 제휴사업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K캐시는 특히 올 하반기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카드 프로젝트에 최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를 선언했으며 수도권 교통카드시장에도 신규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주택·조흥·한빛·제일·신한·서울은행 등은 연내 60만대의 간이단말기를 보급하는 한편 춘천·수원·대구·김포 등 지자체들은 자체 정보화사업에 K캐시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융결제원의 공동망 인프라를 이용해 현금입출금기(CD·ATM)·인터넷뱅킹·부가가치통신망(VAN) 등 충전매체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결제원은 K캐시 이용 활성화를 위해 신용·직불카드 세금감면 대상금액에 전자화폐 이용금액을 합산,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재경부와 국세청에 건의할 계획이다.

◆에이캐시

에이캐시(대표 이재정 http://www.a-cash.co.kr)는 LG캐피탈·삼성카드·국민카드 등 발급사인 신용카드 3사가 합작설립함으로써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전자화폐 전문업체다. 법인설립 등은 비교적 늦었지만 마침내 지난달말부터 수도권 경기지역과 원주지역에서 발급에 들어가면서 상용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캐시는 접촉·비첩촉 기능을 모두 구현한 콤비카드를 기본 채택, 특히 교통카드 시장 선점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강점은 발급주체인 3개 신용카드사가 카드보급과 가맹점 네트워크 구축 등에서 유리하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마케팅 역량이 은행권보다 우월하고 은행 계좌연동이 필요없어 무기명 카드발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량살포식’ 시장진입전략을 구사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신용카드 및 각종 부가서비스와의 결합상품도 경쟁요인으로 꼽힌다.

 에이캐시는 교통카드를 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유통 및 온라인 시장이나 지자체 대상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경쟁사와 차별화된다. 선불형 결제수단인 전자화폐의 특성상 사용빈도가 많아야 한다고 볼 때 교통카드가 킬러애플리케이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에이캐시는 설립초기부터 꾸준히 교통분야 진출에 사업역량을 집중했고 현재 전북·경기·원주·서울마을버스 등을 고객사이트로 확보한 상태다.

 이같은 전략 아래 온라인결제시장에 추가진출키로 하고 공인인증서 탑재를 통해 보안·인증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 유명 프랜차이즈와의 제휴 마케팅, 지역단위 학교주변과 생활권내 소매유통점 중심의 가맹점 확대 등으로 ‘생활권내에서는 한장의 카드로 금융·행정·문화·의료·보안 등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결제상품으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비자캐시

 비자캐시코리아(대표 배재현 http://www.visacash.co.kr)는 지난해 SK텔레콤·삼성물산·롯데칠성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공동설립한 전자화폐 전문업체다. 지난 5월 24일 주주사 및 발급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자캐시 전자화폐를 시범발급하면서 포문을 연 이 회사는 현재 하나은행·외환카드·외환은행·주택은행 등으로 상용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한은행이 발급기관으로 참여한 데 이어 비씨카드·삼성카드·조흥은행·한미은행 등도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비자캐시코리아는 특히 주주사인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제휴카드에 성패를 걸고 있다. SK텔레콤 및 발급기관들과 칩 규격에 대한 협의를 마치는 대로 다음달말께는 비자캐시상품을 담은 제휴카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이밖에 PC방용 비자캐시와 현재 시범서비스 가맹점인 롯데리아 등 타 제휴카드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시범서비스기간에는 인터넷에서만 충전이 가능했지만 상용화 시점에 맞춰 은행 ATM이나 가맹점 IC카드단말기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환경을 갖추기로 했다. 특히 SK텔레콤이 올 하반기 비자캐시 상용화 시점에 맞춰 카드의 충전 및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핸드세트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이용해 비자캐시의 충전 및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가맹점을 국내 주요 인터넷 쇼핑몰 20여개와 유료정보사이트 50개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현재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진행중이며 500여개의 PC방에서도 비자캐시로 지불이 가능하도록 준비중이다. 오프라인 가맹점은 롯데리아(수도권 약 190개 매장)를 비롯, TTL·OK캐쉬백 가맹점 등 5000여개의 가맹점이 추가확보될 전망이다.

◆마이비

 마이비(대표 박건재 http://www.mibi.co.kr)는 5개 주요 IC카드 전자화폐 업체 가운데 부산·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향토기업이라는 점이 특색이다. 롯데그룹·부산은행·삼성카드·마이크로소프트·부산버스조합·케이비테크놀러지·드림라인·한국IT벤처 등이 공동투자로 설립했으며 이미 지난 수년간 부산시에서 ‘하나로교통카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본 전력이 있다.

 마이비가 발급하는 카드는 케이비테크놀러지가 자체개발한 콤비카드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국내 전자화폐 운영사로는 처음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마이비 전자화폐는 지난 3월 부산시 디지털교통카드서비스에 채택된 데 이어 6월 울산시와 ‘디지털울산카드’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시기 경상남도 ‘마이비전자화폐’ 시스템 구축 협약도 체결,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밖에 서울·인천·원주·경기·전북·경북지역의 교통카드서비스와도 기술적인 호환성을 확보했다.

 지난달말 현재 부산시 전역에 25만장의 교통카드를 보급했으며 3000여대의 부산 시내버스와 500여대의 마을버스, 4개 유료도로에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마이비는 연말까지 120만장을 확대보급하고 유통가맹점도 연내 3만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자동판매기 2000개, 키오스크(KIOSK)를 확대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오는 11월께 외국 관광객 대상 관광카드를 발급하는 한편 부산국제영화제(PIFF) 예약·예매서비스도 추가하기로 했다.

 마이비는 현재 싱가포르·인도네시아·대만·일본 등 동남아 주요 도시에도 시스템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해외진출도 적극 타진중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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