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의 허와 실>(5/끝)이렇게 육성하자

 선진국에 비해 뒤늦은 출발, 미약한 정부지원, 기술력 부재 등 국내 바이오업계는 생존을 위해 산재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짐을 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 부족 요인은 주로 바이오산업 성장기반 부실과 연구개발투자 미흡, 인력과 기술수준, 바이오시장 및 기업활동의 영세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생물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규모 절대 부족은 물론 새로운 경제적·기술적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도 부족하다.

 또 대다수 업체는 동일한 아이템을 생산하거나 외국기술의 모방이나 개량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오업계는 영세성과 모방제품 국내시장 판매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적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아이템 발굴이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보기술(IT)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이오기술(BT)을 융합해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진단용 바이오 칩과 진단시약 분야 등을 국내 현실에 적합한 바이오 아이템으로 꼽고 있다.

 초대용량 슈퍼컴퓨터와 정밀 소프트웨어를 이용, 많은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고 검색·비교해 유전자 기능연구를 돕는 생물정보학과 DB구축도 유망분야로 거론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는 인간, 동식물, 미생물 유전자 및 단백질 연구분야인 지노믹스, 프로테오믹스도 국내 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분야다.

 올들어 선진국 바이오업계는 위험요소를 줄이고 미래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기업들의 통합과 연계에 주력하고 있다.

 제약기업인 글락소웰컴과 스미스클라인비참이 합병, 거대회사로 탈바꿈했으며 화이저는 지난해 워너램버트와 합병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업계는 동종업체간 통합은 고사하고 지노믹스와 프로테오믹스 등 거대 연구조직이 필요한 사업에도 협력하지 않아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어 정책적인 인수합병 유도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상호보완적이면서 경쟁력을 갖춘 지식과 기술 기업간 제휴와 인수합병 활성화로 기업의 가치를 높여 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바이오 관련업체간 인수합병 제휴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계는 각종 컨소시엄이나 국제 공동연구 협력체에 참여하지 못해 기술종속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인간게놈프로젝트(HGP)에 참여하지 못해 유전정보 종속 우려 속에 바이오 후진국으로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프로테옴프로젝트의 이사진으로 참석한 백융기 박사는 “단일염기변이(SNP), 기능지노믹스, 생물정보학, 구조지노믹스, 프로테오믹스 관련 컨소시엄에 업계와 학계, 연구소들이 적극 참여해 정보의 소외에서 벗어나고 공동연구와 산업화를 주도할 수 있는 세력확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완료된 산업자원부의 바이오벤처 투자 애로사항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와 투자가가 바이오산업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다.

 이 보고서는 또 BT는 단기간에 큰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IT산업과 다르며 다수의 업체에 분산투자보다 전략항목 집중투자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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