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원격제어기능 로봇 개발

 

 가파르고 굴곡이 있는 경사면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로봇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돼 지뢰 탐지·제거나 화재현장 인명구조 등 위험한 작업을 대신해줄 로봇의 실현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박호군) 휴먼로봇연구센터 김문상 박사팀은 과학기술부의 ‘민군겸용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년의 연구개발기간을 거쳐 계단과 같은 가파르고 굴곡 있는 경사면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원격제어기능을 갖춘 로봇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위험작업 로봇의 1차 버전은 형상변형이 가능한 두 개의 트랙을 각각 로봇 몸체 양쪽에 앞뒤로 장착하고 트랙간 상대운동을 허용하는 가변댐퍼를 추가해 경사면의 불규칙한 각도변화에 따른 적응성과 등판의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이에따라 위험지역의 계단이나 울퉁불퉁한 험로를 최대 시속 7.2㎞로 주행할 수 있다.

 또 조종자가 원격지 로봇으로부터 전해져오는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힘재현기술을 비롯, 장애물 감지를 위한 초음파센서, 각도를 측정하기 위한 3차원 자세센서, 입체카메라가 부착된 비전시스템 등 다양한 센서와 기술이 집약되어 있어 로봇제어가 간편하다.

 따라서 이 로봇은 화재·재난 현장에서 인명구조와 같은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지뢰 탐사 및 제거, 화생방지역 탐사 등과 같은 군사용으로도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 이처럼 로봇을 실용화하기 위해 연구팀은 내열· 방충기능 등 용도에 맞는 실질적인 기능을 보완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일본·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위험작업용 로봇산업이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몇몇 회사들이 유사한 로봇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된 시스템들은 그 기능상 제한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하며 고가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시스템은 비평탄 지형에 대한 적응성 및 제어의 편리성 등에 있어 여타 기존 시스템에 대해 경쟁력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위험작업 로봇분야는 시장형성단계에 있으며 국내 로봇기술로도 경쟁력확보가 가능한 유망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로봇 주행부에 인간형 팔과 손을 추가 장착해 실제 조작성이 부가된 위험작업 로봇을 완성할 계획이며 내년 하반기면 실제 위험현장에서 일부분 사람을 대신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로봇시스템은 오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전시관에서 열리는 ‘2001 대한민국과학축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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