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대전시의 주관으로 대덕밸리 투자조합이 300억원대의 대규모로 결성됐으나 조합결성에 참여한 벤처캐피털사와 창투사들이 투자대상업체를 찾지 못해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이들 투자업체 사이에서는 대덕밸리 시장규모에 비해 조합결성규모가 지나치게 크게 조성된데다 이 지역 벤처업체들의 기업 가치평가 요구가 현시장의 투자상황과 괴리돼 있다며 업체선정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전시는 지난 3월 지방자치단체 주관의 투자조합 가운데 단일규모로는 가장 규모가 큰 300억원대의 제2호 대덕밸리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이 투자조합에는 무한기술투자가 업무집행조합원이 된 무한펀드 100억원을 비롯, 신보창투의 신보펀드 100억원, 산은캐피털의 플래티넘펀드 100억원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조합결성후 4개월이 다 되도록 이들 벤처캐피털사와 창투사들은 미처 성숙되지 못한 투자환경과 업체들과의 투자배수 견해차이로 업체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한기술투자 대전지점은 올초부터 대덕밸리 벤처업계를 대상으로 투자대상을 물색중에 있으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보창투 대전지점도 현재 3, 4개 업체를 대상으로 투자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연내 더이상의 투자대상 발굴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산은캐피털 대전지점은 대덕밸리 투자조합 결성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광통신 모듈 전문업체인 테라디안을 발굴, 5억여원의 자금을 업체에 투자했다. 다음달까지 3개의 업체를 추가로 발굴·투자할 계획이지만 한정된 지역안에서 새로운 투자대상을 발굴하기에는 시장 자체가 너무 작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들 투자업체는 일차적으로 대덕밸리 업체들이 수도권 유사업체에 비해 기업가치대 투자배수를 너무 높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벤처투자환경이 지난해와 달리 상당히 열악한 상황인데도 이 지역 업체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높은 배수로 투자유치를 주장, 투자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덕밸리라는 한정된 지역안에서 3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조성은 애초부터 시장규모에 맞지 않게 너무 크게 조성됐다는 점도 하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대덕밸리의 기술력을 높이 인정한다 해도 전체적인 제품의 시장성을 두고 볼 때 수도권보다 결코 나은 상황은 아니다”며 “대덕밸리 벤처업계에서도 일정부분 눈높이를 맞추지 않는 이상 투자업계의 활발한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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