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상반기 투자 위축

  

 올 들어 벤처캐피털들의 벤처기업 투자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선·후발 벤처캐피털간 큰 차이를 나타냈다.

 19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주요 10개 벤처캐피털의 벤처기업 투자는 22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6324억원보다 64.9%나 줄어들었다. 특히 후발 벤처캐피털의 경우는 상반기중 평균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투자를 실시하거나 아예 개점 휴업상태다.

 또 하반기 투자전망도 선발업체들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세운 데 반해 소형 후발업체들은 당분간 시장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투자유보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도 산은캐피탈과 삼성벤처투자 등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몇몇 대형 벤처캐피털들의 꾸준한 투자가 눈길을 끌었다.

 올해 1500억원의 연간 투자예산을 세워놓고 있는 산은캐피탈은 6월말 현재 377억원을 투자, 예상액에 크게 못미쳤지만 6월 한달만 191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산은캐피탈은 이달 들어서 56억원을 투자, 지난달부터 시작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매월 최소 100억원 이상씩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벤처투자도 상반기중 35개사에 422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상반기(35개사 800억원)보다 금액면에서는 절반수준으로 줄었으나 올해 투자목표액인 1000억원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기술투자도 상반기 237억원을 투자, 매월 평균 40억원에 달하는 꾸준한 투자를 보였으나 지난해 상반기의 600억원 투자에 비해선 절반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450억원의 투자계획을 잡고 있어 상반기보다는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칠 전망이다.

 이외에도 LG벤처투자, 무한기술투자, KTB네트워크 등이 각각 상반기중 200억원 이상의 투자로 투자 명맥을 유지했다.

 반면 소형 벤처캐피털틀의 투자는 극도로 위축돼 일부 회사들의 경우 본연의 투자업무보다는 구주매매 중개 등 부티크로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S벤처캐피털의 경우 상반기 1개 업체에 5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이달 들어 1개 업체에 추가로 5억원을 투자한 이 회사는 당분간 투자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투자를 실시한 기업도 첨단 기술산업이라기보다는 기존의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굴뚝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투자했다는 게 이 회사 사장의 설명이다.

 또 Y창투사는 사장을 비롯한 4명의 심사 인력이 아예 투자활동을 접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하반기 투자계획도 없이 시장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게 유일한 전략이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협회 이부호 이사는 “대형사들의 경우 투자회수금, 투자조합 등 어느 정도의 자금 여력을 갖고 있어 꾸준한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자본금 100억원에 의지하고 있는 후발 소형사들의 경우에는 지금과 같은 불투명한 시장상황 속에서 투자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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