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시장이 확대되면서 각 기업의 보안정책 수립과 최적의 보안 네트워크 설계 등을 책임지는 보안컨설팅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달 중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보안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도 보안컨설팅이다.
정부가 이 법의 시행과 관련해 연말까지 국가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의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게 될 정보보호 전문업체를 지정할 방침이어서 대부분의 보안업체들이 요건 마련에 숨가쁘게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보안컨설팅업계에 과열경쟁이 일면서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탄탄한 인력과 노하우로 정보보호 전문업체 요건을 갖추고 있어 벌써부터 자천타천으로 지정 0순위에 꼽히는 업체들도 있다. 에스큐브와 마크로테크놀러지가 바로 그런 업체다. 두 회사는 업계의 과도한 경쟁과 무관하게 안정된 사업 운영으로 관련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령탑인 에스큐브의 김창호 사장(49·사진 왼쪽)과 마크로테크놀러지의 이성만 사장(38)은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조직 운영 능력과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순한 벤처기업 사장이라기보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지장’과 ‘용장’으로 비유된다.
김 사장이 30여년간 대기업에서 몸소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여유있는 용병술을 발휘하는 ‘지장’이라면 이 사장은 언제나 도전정신을 외치는 ‘용장’이다.
김 사장은 그 비유에 걸맞게 과대포장을 금기시한다. 규모있는 수주건이나 중요한 개발건에 대해서 본인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입막음’을 강조한다. 또 이직률이 높은 보안업계가 직원을 붙들기 위해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당근책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사장은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직원이나 고객사, 동종업체들에도 신뢰를 바탕으로 대해야 수명이 길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1년에 한두 차례 전직원 대상 워크숍과 체육대회를 개최해 화합의 자리를 갖는다.
김 사장은 76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 금성소프트웨어 연구실과 LG전자 하이미디어실·교보정보통신 연구소 소장을 거치면서 보안사업에 관심을 가져 창업을 결심했다. 지난 99년 에스큐브를 설립하면서 보안 분야에서도 컨설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창업 2년 만에 업계에서 인정을 받을 정도로 자리잡았으나 결코 내세우지 않고 오히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이 사장도 보안업계 사장 중에서는 전력이 화려한 편이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대학 동문들과 대입학원을 2년간 운영했으며, 우루과이라운드에 대비한 농촌경제구조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천안에 위탁영농회사를 세워 1년간 경영했다. 이후 포항공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통해 보안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고, 96년 펜타시큐리티의 보안솔루션 개발을 총괄하면서 보안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 사장은 지난해 보안 시장 변화에 대비해 마크로테크놀러지를 설립했다. 이 사장은 교육가와 농업경영가를 거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전 정신’을 살려 회사의 전체 비즈니스를 총지휘하면서 직원들에게 모험심과 현장 경험을 강조한다. 또 직원들과 면담이나 업무 조언 등을 통해 경영자보다는 후원자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김 사장과 이 사장 모두 비즈니스 목적과 건강 등을 이유로 골프를 취미로 삼고 있으며, 실력은 중간 수준이라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즐기는 취미는 따로 있다. 취미는 두 사람의 업무 스타일과 정반대다. 지장인 김 시장은 준프로 수준의 스키 실력을 갖추고 있고 래프팅을 종종 즐길 정도로 취미만큼은 20대 젊은이와 겨룰 만하다. 이에 반해 용장인 이 사장은 바둑과 독서로 여유를 찾는다.
<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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