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컴퍼니> 무선인터넷 개척자 ’박태형,이상우’

 최근 각광받는 산업으로 떠오른 무선인터넷 시장은 대기업에서부터 통신 사업자, 소규모 업체들까지 너도 나도 뛰어들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금은 무선망을 이용한 데이터통신 서비스가 대세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 분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지만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무선인터넷은 너무나 생소한 분야였다.

 무선인터넷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에 이 분야에 뛰어들어 초기 시장을 개척한 두 사람이 있다. 인포뱅크의 박태형 사장(41)과 에이아이넷의 이상우 사장(37)이 그들이다. 인포뱅크와 에이아이넷은 무선인터넷 개척자라는 점과 함께 주력 아이템도 유사하며,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의 비전을 수립해 가는 과정도 상당히 닮아있다.

 인포뱅크와 에이아이넷은 각각 97년과 99년 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중심으로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해 증권정보 및 거래 중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후 SMS분야의 한계를 인식하고 점차 무선인터넷 솔루션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인포뱅크는 최근 휴대폰으로 PC를 제어하는 등 한단계 진화된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선보여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에이아이넷은 WAP이나 ME 등 기존의 무선 브라우저를 대체할 만한 XML 브라우저 등 새로운 솔루션을 내놓으며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회사 설립 배경은 서로 다르다. 인포뱅크 박태형 사장은 1980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뱅커스트러스트은행에서 10여년간 근무하며 한국지점 수석부지점장을 지낸 정통 은행원이었다. IT의 중요성이 한참 부각되기 시작한 90년대 중반 금융전문가로서의 장점과 IT를 접목시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경기고, 서울대 동기동창으로 절친한 친구이자 당시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정보시스템팀과 삼성SDS 기술기획팀장을 역임한 장준호씨(현 인포뱅크 공동대표)와 의기투합,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이후 서울시 버스안내시스템 등 교통관련 SI사업을 시작했지만 수익성 문제로 고민하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이동전화망을 활용한 무선데이터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이다. 당시 음성통화가 전부였던 이동전화를 데이터통신의 수단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무선인터넷 개척자로서의 길을 걷게 했다.

 인포뱅크와 함께 초기 시장을 연 대표적인 업체로 꼽히는 에이아이넷 설립자 이상우 사장은 부산대 졸업 후 삼성전자 상품기획팀에서 무선 솔루션 및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한다’는 아이디어 하나로 에이아이넷을 창립, 99년 6월 ‘애니웹’ 서비스를 시작, 무선 포털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상우 사장의 가장 큰 장점은 직원들에게 부드럽고 편안한 직장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직원들에게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며 ‘서로 사랑하는 회사’를 강조한다. 서로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즐거운 회사가 만들어지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박태형, 이상우 사장은 사회생활 경험과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무선인터넷 시장에 대한 확신과 애착만큼은 비슷하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눈과 맥을 짚을 줄 아는 지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도 유사할 수밖에 없다. 획기적인 무선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 시장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까지 확대, 무선인터넷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는 게 두 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