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없을 때도 잘 살았건만 휴대폰을 사용한 이후로는 이제 휴대폰은 우리 신체의 일부가 된 것처럼 없으면 불안하다. 사회 분위기도 당연히 모두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개인 연락처를 묻는 난에는 어김없이 휴대폰 연락처를 적어 넣도록 한다.
휴대폰은 편리한 대신 비싼 단말기 가격과 통신 요금으로 가계에 부담을 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반 전화와 달리 휴대폰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성인 모두가 가지고 있는 필수품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휴대폰 가격이라는 것이 제 돈 다 주고 사면 너무 억울하다. 나는 몇년전 모 회사의 휴대폰 단말기를 가지고 사용하다가 단말기 수명이 다한 것 같아 지난 12월 큰 맘먹고 12개월 할부에 37만원 돈을 주고 새 것으로 바꿨다.
그때는 소위 단말기 보조금(이동전화업체가 자사 가입자에게 휴대폰 구입비를 지원해 주는 것)이 없어져 생돈을 주고 단말기를 산 것이다. 그때도 좀더 기다렸다가 살까하고 망설였지만 설마 다시 보조금 제도가 부활될 것이라고 믿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단말기 가격이 턱없이 내려가고 이제는 ‘공짜폰’이 등장했고 휴대폰 가입자에게 김치냉장고·DVD플레이어 등을 선물로 주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행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억울한 생각이 들어 대리점에 가서 따졌더니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고만 하고 휴대폰을 해지하고 다시 가입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조건이 해지 후 3개월이 지나야 다시 가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알고보니 이동전화 업체간 점유율 문제로 시장이 시끄럽고 실제로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막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좀 싸게 사자고 3개월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기도 뭣하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그냥 할부금을 내고 있다. 나는 이동전화 업체들간의 점유율이 어떻고 정부 정책이 왜 자주 바뀌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다만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제 가격에 사지 않고 지금처럼 덤핑으로 갖게 된다면 앞으로 누가 제대로 돈을 내고 휴대폰을 구입하려고 하겠는지 묻고 싶다. 또한 업체가 선심처럼 보조금을 지급하면 지금 당장은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싸게 구입하겠지만 결국에는 통화 요금 인상이나 다른 방법으로 그 손해가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이미 우리나라 휴대폰 가입자가 27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업체나 정부가 일관되게 정책을 밀고나가 제값 다 주고 산 소비자들이 억울한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고유미 서울 양천구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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