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부품시장의 불황이 당초 예상과 달리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범용 부품업체들이 수요 부족에 세트업체들의 단가 인하요구까지 겹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그나마 조금 있는 세트업체 발주에서도 품질관리보다는 원가절감을 중시하고 있어 단가인하 압력이 어느 때보다 심하다”며 “특히 올해부터 자리잡고 있는 입찰제로 인해 최소한 10∼20% 가량의 단가인하는 기본”이라고 밝혔다.
수정디바이스 업체인 S사는 최근 수요가 급감하면서 ADSL장비용 수정디바이스의 가격을 30%나 낮춰 국내 대기업체에 공급해야 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년간 ADSL장비에만 300만∼400만개의 수정디바이스를 공급해 왔지만 올 상반기동안 30만∼40만개에 그치고 있어 단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콘덴서 업체인 또 다른 S사도 최근 대기업들이 부품입찰제를 도입하면서 업체간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모 대기업의 입찰에 10∼20% 낮춘 가격으로 참여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원가절감을 내세운 대기업들이 부품업체들의 경쟁을 부추겨 가격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7월 있을 입찰에서는 수익률을 고려해 입찰을 포기할 것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필름 콘덴서업체인 P사는 TV 및 PC모니터 등에 들어가는 필름 콘덴서의 수요가 크게 줄면서 업체간의 경쟁도 격화돼 가격도 20∼30% 가량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해초 두번의 계약을 통해 14% 가량 단가가 하락된 상태고 곧있을 계약에서도 약 7% 정도 인하가 예상된다”며 “그나마 물량이 전체적으로 20∼30% 줄어들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같은 가격인하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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