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대상 인터넷 사이트들이 대부분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어린이와 부모의 개인정보 관리 및 업체의 정보 유출에 대한 대응도 허술해 보다 체계적인 교육 및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어린이용 인터넷 사이트 51개를 대상으로 어린이 개인정보 보호 실태에 관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 대상 인터넷사업자의 98%가 어린이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었으나 이중 86%는 부모나 법정 대리인의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하는 등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린이 개인정보 수집시 부모나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는 곳은 조사 대상의 36%에 불과했고 이 같은 내용을 고지하는 업체 중 72.2%도 실제로는 부모의 동의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됐다.
이밖에 사이트에 게시된 개인정보 보호 방침 대부분(97.5%)이 어린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사업자들의 개인정보 보호 노력이 형식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국의 어린이 636명과 초등학생 부모 1081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식 및 행태를 조사한 결과에서 소보원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인터넷에 노출된 개인정보의 안전성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어린이의 83.2%는 인터넷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어린이의 68.9%, 부모의 83.1%는 어린이의 개인정보가 잘못 이용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개인정보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아이디나 패스워드 등 중요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45.4%)거나 ‘게시판에 정보를 공개한다’(24.2%)는 어린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조사 대상 어린이의 절반 이상(53.2%)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알리는 것으로 응답했으나 부모의 66.8%는 ‘그냥 참거나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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