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오는 10월에 열리는 게임 전시회인 ‘추계 도쿄 게임쇼’에 한국 업체들의 참가를 불허한 것은 명백히 부당한 처사다.
이번 조치는 일본이 춘계 게임쇼와 잠마(JAMMA)쇼, AOU쇼에 한국 업체들의 참가를 허락하지 않은 데 이은 것으로 일시적이거나 감정적 차원이 아니라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는 점에서 우려된다.
더욱이 첨단제품 전시회에서 특정한 나라가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위안부 처리 문제, 교과서 사실왜곡 등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불미스러운 일이 더해지는 것은 여러모로 좋을 것이 없다는 점을 일본은 인식해야 한다.
일본이 한국 업체들에 대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한국이 아케이드 게임을 불법으로 복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우리에게도 잘못은 없지 않다. 게임이든 여타 소프트웨어든 저작권을 인정하고 보호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정도가 어떠한지가 중요하다. 알다시피 일본은 아케이드 게임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러 나라들이 아케이드 게임 분야에 치중해왔지만 일본과의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따라서 어떤 나라든 초창기에 어느 정도는 선진 소프트웨어 기술을 흉내내고 때로는 복제해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문제는 그것이 일본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는지, 또 유독 우리나라만 그렇게 했는가 하는 점이다.
만에 하나 우리가 불법복제를 통해 일본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면 일본은 그 대상업체나 개인을 물색해 조치하면 될 일이다.
또 불법복제를 한 장본인이 이번에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국 업체를 뭉뚱그려 벌을 가하려는 듯한 태도는 지나친 처사다.
일본이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번 조치를 취하는 것은 자칫 우리나라가 게임 분야에서 급성장을 하고 있으니까 그 싹부터 자르려고 하는 저의가 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국내 온라인 게임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 일본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같은 분석은 설득력을 지닌다.
이미 일본의 게임단체나 업체가 한국 업체를 규제하는 데 있어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나 단체가 개별적으로 나서기는 힘에 부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한차례도 아니고 수차례에 걸쳐 한국업체들의 게임쇼 참가를 봉쇄하고 있는 점에 대해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부당함을 따져야 한다.
정부는 일본이 올 봄 그같은 일을 저질렀을 때 일본 정부에 엄중히 항의를 했어야 했다. 우리는 한일 양국이 대승적 차원에서 상호 협력하기를 바라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의 단호한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오는 10월에 열리는 도쿄 게임쇼에는 한국 업체들이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리도록 정부차
원의 원만한 해결책이 따라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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