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IT교류협력사업 활기

 6·15 남북 공동선언 1주년을 전후해 정보기술(IT) 분야 남북교류협력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IT교류는 특히 최근 소강상태에 놓인 남북관계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양상을 보여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류 분야 역시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서부터 인력 양성, 합작사 설립, 산업단지 구축 등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 IT전문업체인 엔트랙(대표 임완근)은 북한의 대남무역회사인 광명성총회사와 공동으로 내년까지 평양에 IT 종합 비즈니스타운인 ‘고려기술개발제작소(가칭)’를 건립키로 합의하고 내달 초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5월에는 하나비즈(대표 문광승)와 북한의 평양정보쎈터가 공동으로 중국 단둥에 소프트웨어·게임·애니메이션을 개발하는 분단 사상 첫 남북IT합작사인 하나프로그람쎈터를 출범시켰다. 또 우암닷컴·기가링크·엘엔아이소프트·다산인터네트 등 벤처기업들로 구성된 남북IT교류협력단이 방북해 북한당국과 초고속망 시범사이트 구축, 소프트웨어·솔루션·애니메이션 공동개발, 인력양성사업 등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하나로통신 등 대기업들도 조선콤퓨터쎈터 등과 소프트웨어·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우암닷컴과 기가링크는 연내에 판문점과 금강산 지역에 남북 이산가족들이 인터넷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이산가족 사이버면회소를 설치키로 하고 북측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학계에서는 포항공대가 남한의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5월 북한의 평양정보쎈터와 IT분야에 대해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키로 계약을 맺었다.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사장 곽선희)의 경우 지난 3월 평양에서 북한의 교육성과 협력해 평양정보과학기술대학을 설립키로 하는 등 IT전문 인력양성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지난 5월 북한당국이 분단사상 처음으로 본지와 통일IT포럼에 IT전문 도서 기증을 정식 요청해 오는 등 남북IT교류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처럼 남북IT교류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IT분야 교류가 양측에 가장 현실적이고 생존적인 접근방법이면서 경제발전에 중요하다는 공통의 인식이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찬모 포항공과대 대학원장은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푸둥지역 방문 이후 IT가 북한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북한은 기술이전을 전제로 하는 협력관계를 확대해 나가려 하고 있어 IT분야 남북교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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