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기획예산처·전자정부특별위원회 등 범정부 차원에서 전자조달사업이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조달청의 전자조달 확산노력은 실제로는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96년부터 조달청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조달 전자문서교환(EDI)·전자상거래(EC) 사업이나 지난해 11월 개통한 전자입찰시스템(GoBIMS) 등의 실적집계가 그동안 외부에 공표됐던 수치와 달리 내용적으로는 ‘허수’가 상당부분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정부가 ‘여론 눈가리기식’ 정책홍보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민간부문의 EC 육성 발전 및 전자정부 구현의 요체로 주목받고 있는 정부 전자조달 사업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선에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조달청의 확산노력이 보다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전자조달 실적과 관련해 올 3월 내자·외자·시설·회계 등 전분야에 걸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EDI 활용률이 80%에 육박한다고 밝혀왔으나 이같은 수치가 실제로는 조달업무 가운데 일부의 전자화에 그치는 한편 공급업체들의 활용률도 극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개발 적용중인 총 11종의 전자문서 가운데 분할납품요구 및 통보서 등 단 2종만이 주로 쓰이고 있는데다 조달청에 납품하는 조달업체들의 EDI 등록 역시 전체 대상 2만5300개 기업 가운데 3.5% 수준인 900여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조달업체 EDI 서비스를 제공중인 한국전력 관계자는 “지급결제 프로세스와 관련된 대금지급요청서 및 지급내역서 등은 거의 사장돼 있는 상황”이라며 “주로 주문에만 국한된 전자조달 형태로 사실 절름발이인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달청이 조달사업법 시행령상에 삽입, 지난해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전자조달 의무화’ 조항이 실제로는 수요기관들을 강제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의무화 조항이 있더라도 수요기관들이 조달청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할 경우 아무런 제재조치가 없다”고 어려움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민간 조달업체들도 EDI 이용에 극히 소극적이어서 당초 조달청의 강력한 추진의지를 믿고 VAN사업을 추진했던 LGEDS·KTNET·KLNET·삼성SDS 등 4개사는 최근 사업 자체를 아예 포기한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개통해 241개 수요기관을 확보한 전자입찰시스템 역시 5월말 현재 전체 3700여건의 입찰실적 가운데 조달청 외의 나머지 공공기관들의 입찰사례는 390여건으로 1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올해 첫 공공부문 혁신 우수사례로 보고된 전자입찰시스템도 폭넓은 공공기관 수요를 예상했던 당초 기대와 달리 조달청만의 실적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고려대 안문석 교수는 “전자조달 확산을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조달청은 특히 이를 선도하는 부처로서 역할이 크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핵심 개선과제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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