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로 고유한 업무프로세스와 거래환경에 특화시킨, 이른바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업의 수직적 모델인 VSP가 최근 e비즈니스를 적극 추진중인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업종별 선두기업들이 직접 ASP서비스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은 자사 중심의 B2B 환경 구축을 위해 협력사들과의 강력한 협업체계 구축 및 정보시스템 고도화·연동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ASP 전문업체 및 업종별 e마켓들이 새로운 ASP모델로 제시해왔던 VSP는 시장지위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행보에 힘입어 독자 영역을 구축해 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LG칼텍스정유·LG전자 등 주요 업종별 대기업들은 자사 B2B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중 하나로, 자회사 및 협력사들에 대한 ASP서비스를 상정하고 본사 차원에서 지원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연내 협력사를 대상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협업시스템의 ASP 서비스를 시범 개통키로 하고, 이달중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하반기 본사 ERP 정비작업이 마무리되는 시기와 맞춰 일부 협력사를 대상으로 ASP를 제공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1·2·3차 협력사를 모두 지원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오는 9월을 목표로 본사와 협력사간 B2B 허브시스템 구축을 우선 고려중이며, 현재 전담조직 보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B2B의 성패가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간 강력한 협업체계 구축 여부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VSP는 핵심 과제”라며 “수익창출의 목적보다는 협력사 지원을 통해 본사 B2B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대적인 정보시스템 정비작업에 나서고 있는 LG칼텍스정유(http://www.lgcaltex.co.kr)는 오는 10월 자사 ERP 업그레이드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5개 자회사에 대한 ASP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LG칼텍스가스·극동도시가스·LG에너지·LG파워·해양도시가스 등 5개 자회사들과 VSP서비스의 타당성 및 적용방안을 협의중이다. LG칼텍스정유 정국진 팀장은 “자회사들의 전산인력·설비가 취약한 상황에서 정보시스템 환경 정비나 통합관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ASP사업을 통해 전산역량 확충과 신규 수익기반 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비투비인터넷과 공동으로 창원 공단 지역 10개 협력사에 ASP를 제공중인 LG전자도 연내 구미·평택 등 전국적인 범위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특히 부품 협력사 가운데 사출·프레스 등 본사 의존도가 높고 영세한 중소업체들을 ASP 중점 지원대상으로 삼고, 현재 본사 차원에서 시스템·교육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성과가 있을 경우 연내 총 100개 가량의 협력사들에 ASP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ASP사업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거론돼 왔던 VSP는 B2B 환경구축에 총력을 쏟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곧 확고한 독자 영역을 구축해 가는 것은 물론, 전 업종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용어설명(VSP)=특정 업종의 고유한 업무절차와 거래환경에 특화시킨 ASP 모델이다. 업종 내에서는 기업간 대다수 업무절차가 표준화돼 있는데다, 정보시스템을 템플릿화할 경우 보편적인 용도로 활용 가능해 ASP시장의 매력적인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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