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 특약】 미국의 대형 데이터센터인 ‘데이터팜(서버팜)’들이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는 최근 경기위축으로 인한 경영난에다 높은 닷컴 의존도, 에너지 위기, 각 입주 시당국의 감시 강화 프로그램 등 갖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최악의 궁지에 몰리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데이터센터인 엑소더스커뮤니케이션스(exodus.net)의 경우 지난해 봄 나스닥 붕괴로 고객인 인터넷기업이 다수 파산하면서 타격을 받았고 지난달에는 15%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엑소더스 주가는 지난해 3월 86달러 66센트이던 것이 최근 7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파산신청을 한 콜로닷컴(Colo.com)에 이어 미 5위의 데이터센터기업인 PSI넷(PSINet.com)도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게다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흡혈귀처럼 막대한 전기를 소비해 캘리포니아주의 에너지위기를 악화시킨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엑소더스의 실리콘밸리 데이터센터 소비전력은 12메가와트(MW)로 1만2000가구 소비전력과 맞먹는 대용량이다. 더구나 데이터팜은 보통 단전에 대비해 디젤 예비발전기를 갖추고 있어 이로 인해 다른 발전소보다 오염물질 배출량도 훨씬 많은 편이다.
미 전역 경제개발 우선주의자들은 데이터센터가 도심 한복판의 건물과 땅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빌딩이 인접 지역 식당과 점포에 도움이 될 사람들이 아닌 장비만으로 가득 차 마치 ‘디지털 유령의 마을’ 같다는 불만이다.
새크라멘토 지역 상인연합체인 새크라멘토다운타운파트너십의 대니얼 드 에토일 부회장은 “데이터센터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시내에서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며 “이에 따라 새크라멘토는 지난해 데이터센터와 통신 스위칭 센터가 시 중심부에 개설되려면 사전에 특별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은 그들 나름대로 이런 비판이 불공평하다고 하소연한다.
연면적 62만5000평방피트의 21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업체인 메트로미디어파이버네트워크의 리처드 딤 마케팅본부장은 “데이터센터가 동네북이 됐다”며 “대부분 데이터센터가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지 않는 물류창고 지역이나 교외에 위치해 경제개발 우선론자들의 주장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강변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우려는 새 서버팜을 설치하는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새너제이 US데이터포트의 존 모가남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설치 허가절차 소요기간이 2∼3년 전 석달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1년 정도 걸리는 것이 예사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데이터센터 설치시 인근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기존의 기업을 이전시키고 서버팜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설치가 허용되더라도 에너지 효율 기준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임시 규정을 마련했다. 맥스웰 샌프란시스코시 감독관은 시 감독당국이 현재 항구적인 규칙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기업 중역 사이에도 서버팜을 어디에 둘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웹사이트는 이론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위치와 상관없다. 그러나 데이터센터가 고객인 기업에서 자동차로 20∼30분 거리내에 건설돼야 한다는 심리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티어1리서치의 앤드루 슈레퍼 사장은 “현재 매각하려고 내놓은 데이터센터가 아주 많다. 많은 업체가 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가 두가지”라며 “첫째는 많은 데이터센터의 닷컴 의존도가 지나치게 큰 점이며, 두번째는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이라고 꼽았다.
인터넷서버로 가득한 창고와 같은 데이터센터 수는 최근 수년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티어1리서치는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연면적 3300만평방피트의 총 725개 데이터센터가 가동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99년 213개, 연면적 840만평방피트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규모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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