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675)벤처기업

마지막 승부<3>

 

 모여 있는 참모들은 하나같이 욕심을 내고 있었다. 대통령으로 출마하지 않는다면 총리로 나서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모여 있는 십여명의 동지들에게 있어 그 정치적 운명은 내가 어떻게 부각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까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들의 욕심을 잠재우기 위해 확고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대북한 정책을 수립하고 그 창구 역할을 하는 일도 매력이 있을 것입니다. 통일부 장관이 있지만, 그 부서는 부통령 직속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권자에게 부통령 출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북한을 자주 방문해서 정책 변환을 내놓을까 합니다.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공헌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여러 동지들도 그런 관점에 초점을 맞춰서 도와주십시오. 우선 일주일 후에 평양을 방문할까 하는데, 함께 가실 뜻이 있는 분들은 준비를 해주십시오.”

 “이번에 평양을 방문할 때 한국의 TV 생산공장 사장단을 대동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노 의원이 말하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찬동했다.

 “그거 참 좋은 생각입니다. 그 일은 노 의원이 맡아서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그러지요. TV 회사를 모두 데려갈 필요는 없지만, 우리와 뜻이 맞는 업체를 몇 군데 선발해서 동행하지요.”

 북한과 남한이 여행을 자유화하였지만, 북한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한국으로 와서 여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TV 방송이나 라디오 방송을 자유스럽게 청취하도록 했지만, 북한 라디오나 TV 수상기는 통신 채널이 달라서 한국 방송을 청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평양의 거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TV수상기는 거의 한국 방송을 수용하고 있지만, 시골로 내려갈수록 그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어서 한국 방송을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TV 생산공장의 기술진이 부품을 가지고 북한으로 가서 TV 수상기를 수리해 주는 실정이었다. 노 의원의 생각은 그 일을 당 차원에서 후원하겠다는 것이었다.

 “북한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생각이 있으면 말씀해주시오.”

 내가 모여 있는 의원들을 돌아보면서 물었다. 이번에 초선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강 의원이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 나이 스물일곱살로 최연소 의원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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