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레코드도 평가받아야 하지만 실패한 레코드도 나름대로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투자야말로 이전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딛고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신개발금융의 조기룡 이사(46)는 성공한 기억보다는 실패한 기억이 더 많이 남아있다며 지난 89년부터 시작돼 13여년의 벤처캐피털리스트 생활을 정리한다. 이런 기억들로 인해 항상 투자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고 투자업체의 사후관리에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게 조 이사의 생각이다.
간접이 아닌 실전경험을 통해 얻은 조 이사의 투자지론 역시 실패한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실패경험은 리타워텍에 대한 투자였다. 약 26억원을 투자해 5배가 넘는 132억원을 회수했지만 자신의 트랙레코드로 내세우기는 꺼려한다. 또 지난 91년 거래소 상장 직후 분식회계 등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S사의 경우도 100%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는 했지만 부끄러운 투자경험으로 남아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는 투자수익에만 목적을 두고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도 투자자의 몫이라는 게 이같은 경험을 통해 얻은 조 이사의 투자철학이다.
조 이사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투자로 기억하는 회사는 지난 89년 벤처캐피털리스트 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투자했던 인터링크시스템이다. 프리미엄 투자가 전무하던 당시였지만 조 이사는 자본금 1억원의 이 회사에 100%의 프리미엄을 주고 3000만원을 투자했다. 설립된 지 1년도 안된 기업이었지만 회사의 성장잠재력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이후 유무상증자를 통해 최종적으로 3억1200만원을 투자했던 이 회사는 지난 97년 코스닥시장에 등록됐고 조 이사에게 35억원의 최종 투자수익을 안겨줬다. 그러나 더 반가운 것은 회사가 이 기간을 거치며 착실한 성장을 해줬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레이저공작기기 회사인 한광, 방송 및 통신기기 회사인 한원마이크로웨이브 등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되며 조 이사의 트랙레코드로 추가됐다. 또 장외기업인 셀바이오텍 같은 경우는 3억원을 투자, 20억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조 이사는 현재 40개 업체에 150억원 정도의 투자잔액을 갖고 있다. 이 중에는 코스닥에 등록된 기업의 주식도 다수 포함돼 있다.
“첫 직장이었던 기업은행에서 2000여개 중소기업들을 방문했던 경험이 가장 큰 재산입니다. 그때 현장을 보는 습관을 만들었다는 게 큰 경험입니다. 많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부딪치는 것만큼 정확한 것은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실패를 되돌아 볼 줄 아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조기룡 이사가 이야기하는 투자 노하우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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