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한국디지털위성방송(대표 강현두)의 위성방송 프로그램공급업자(PP) 접수가 마감되면서 올해 말 등장할 위성방송 채널의 윤곽이 드러났다.
비디오 채널은 60여개 채널 선정에 102개 사업자 129개 채널이 신청서를 제출해 평균 2.2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중 가장 많은 사업자가 몰린 곳은 정보 장르로 무려 38개 사업자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한국부동산TV·뷰티TV·와우TV를 비롯해 소비자정보·대중문화·장애인 등 다양한 채널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특히 정보 장르의 경우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접수 마감 직전까지 눈치작전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위성방송은 총 74개 채널 중 정보형 채널은 30%만 편성한다는 방침이어서 증권·경제·농어민·소비자 채널과 같이 2개 이상의 사업자가 신청한 경우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 장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개 사업자가 신청한 취미/생활 장르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이 장르에는 온게임네트워크·엠비씨게임 등을 비롯한 6개의 게임채널이 몰려 있어 이들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채널의 경우 시청률이 높은 인기 채널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2∼3개 이상의 채널을 편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취미/생활 장르는 교육·다큐 장르 등과 함께 위성방송측이 제시한 교양형 채널 30%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각축이 예상되는 장르는 전체 채널의 40%를 차지하는 오락형 채널이다. 12대 장르 중 오락형 채널에 속하는 장르는 영화·스포츠·음악·오락 등이며 이들 장르에는 총 42개 채널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히 영화·스포츠 장르는 단일 장르에 각각 11개, 10개에 이르는 사업자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영화 장르에는 최근 NTV를 인수해 영화 채널로 장르 전환을 준비중인 m.net이 3개 영화 채널을 신청해 기존에 케이블TV 시장에서 독점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OCN·HBO의 아성에 도전, 결과가 주목된다.
음악 채널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3개 정도의 채널이 선정될 것으로 보이는 음악 장르에서는 국내 가요로 무장한 m.net·KMTV 등 기존 사업자와 다국적 음악으로 이에 맞서는 채널브이코리아·온뮤직네트워크 등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종교·홈쇼핑 장르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장르다. 종교에 상관없이 3개 이상의 채널만을 전송하면 되는 종교 채널에는 5개 사업자가 신청한 기독교 장르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3개 사업자를 추가 승인해 준 홈쇼핑 채널의 경우도 총 5개 신청 사업자 중 3개 가량의 사업자만이 선택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사업계획서 접수와 관련, 업계에서는 위성방송측이 기존 케이블TV와 차별화된 채널 구성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우려섞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위성방송측은 총 60여개의 채널 중 보도·스포츠·영화 등의 주요 인기 장르는 기존 케이블PP의 채널을 적극 수용하고 신규PP의 각종 틈새 채널들도 기존 사업자와 비슷한 비중으로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신규 사업자의 경우 명확한 장르를 사전에 정해 착실하게 콘텐츠의 내실을 기해 왔다기보다는 채널 사업권을 따내는 데 급급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신청서 접수가 23일부터 개시됐으나 24일까지 소신 지원을 한 사업자는 겜TV·기독교위성방송 등 단 두곳뿐이었고 나머지 사업자는 접수 마감일인 25일까지 눈치만 보며 뒤늦게 접수를 서두르는 모습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위성방송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편성비율 등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논란이 됐던 공공채널 진입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3개 이상을 의무전송해야 하는 공공채널의 경우 방송위원회가 이를 별도로 등록해 줄 근거를 조기에 마련하지 못한 결과 기존 3개 사업자만이 신청해 안전하게 위성 채널을 획득할 수 있게 됐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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