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파이어니어](26)쉐라톤워커힐 임명관 CIO

 “21세기 일류 호텔경영을 위해 e비즈니스 도입은 필요합니다. 호텔 서비스는 ‘손에 달렸다’는 특유의 오프라인 마인드에도 이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고객관계관리(CRM)를 도입, e비즈화의 문을 연 쉐라톤워커힐의 임명관 CIO 겸 상무(42)는 최초의 CRM 도입이란 주위의 평가에는 그다지 귀기울이지 않는다. 단지 호텔 경영에 있어 피부에 와닿지 않던 e비즈니스가 부각되는 현시점에 시의적절한 인프라 구축이었다는 자평이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른 경영진의 회의론을 설득해야만 했다. IMF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호텔 가족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차라리 그 돈이면 사람을 더쓰자는 주장도 있었다. 호텔 수익의 90%는 손에서 나온다는 호텔업계의 격언에서 발로된 이같은 반발에 대해 임 상무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는 철저히 하자. 하지만 이것만은 굳이 e비즈라는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사항”이라는 논리를 폈다.

 성공적인 도입에는 그의 확고한 CRM 정의가 큰 몫을 했다. “CRM은 수첩과 연필로도 할 수 있습니다. 고객관리의 핵심을 파악하는데 인터넷이면 어떻고 수첩이면 어떻습니까. 단지 고객서비스를 일선에서 담당하는 엔드유저(프런트오피스·식음료사업부 등)들이 보다 효율적이고 빨리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야 하며 호텔의 규모상 손으로 적고 머리로 암기하는 오프라인상의 CRM이 더이상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의 진보된 경영혁신 마인드로 인해 아시아를 포함, 세계적으로도 매우 빠른 CRM 구축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그의 호텔경영에 대한 혁신 추구는 다음 대목에서 뚜렷히 드러난다. “CRM 구축과정에서 엔드유저를 참여시켜 그들의 의견과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때문에 우리의 CRM은 사용자들이 편하게 다룰 수 있고 고객 취향을 최대한 반영한 시스템이라고 자부합니다.”

 서울공대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 미국 카네기 멜론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거치면서 공학과 경영을 섭렵한 그는 한국전력공사(KEPCO), 미국 유니시스에서 글로벌 경영을 체험했고 호텔에 오기 바로 전 LG그룹 회장실 경영혁신추진본부의 핵심 멤버로 일했다.

 향후 워커힐 e비즈의 미래에 대한 물음에 “산업의 특성이 고려된 e비즈가 이뤄져야합니다. 굳이 필요치 않으면서도 시대적 대세이니 우리도 하자는 식의 e비즈는 곤란하죠. 저는 호텔이 필요로 하는 e비즈 인프라는 적극 도입하겠지만 오프라인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까지 무리하게 추진할 계획은 없습니다”며 소신에 찬 답변을 보인 그에게서 국내 호텔의 e비즈를 선도하는 워커힐의 미래가 엿보인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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