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도입 5년…현황 점검

 전자상거래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지 5년이 지났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돼 있지 않은 시절, 마우스로 어떻게 상품을 클릭해야 하는지, 신용카드 번호를 그대로 입력해도 안전한지, 결제만 되고 상품이 제대로 배송될는지 등 많은 의구심 속에서 출발한 전자상거래가 5년이 지난 지금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고르고 결제만 하면, 어느 곳에서나 상품을 빠른 시일 내에 안전하게 편리하게 받아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96년 6월 1일 인터파크와 롯데닷컴 등 고작 2개의 사이트로 출발한 국내 전자상거래는 현재 약 8000여개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2000년 1750억원의 시장규모, 약 1000만명의 전자상거래 이용자수의 규모로 성장했다. 이같은 추세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증가세와 발맞춰 이뤄진 것으로 5000만명의 이용자를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이 라디오 38년, 컴퓨터 18년, TV 13년인 것에 비해 인터넷은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영역 역시 기업대 소비자간(B2C)에서 기업간(B2B), 기업대 정부간(B2G), 인터넷 경매 등으로 그 개념이 확장됐으며, 아직 오프라인 거래에 비하면 작은 폭이지만 전체 거래에 대한 전자상거래 비중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는 96년 당시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이 처음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한 이래 98년과 99년을 거치면서 업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 현재 1915개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 수는 97년 79개에 비해 2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쇼핑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 형태도 순수 인터넷 기업, 유통업체, 대기업, 금융업체 등으로 다양하며 최근 그 영역을 B2B로까지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의 시장 규모 역시 조사기관마다 에측치가 상이하긴 하지만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12월 한달만을 놓고 볼 때 오프라인 백화점의 매출 증가세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는 인터파크가 255%, 삼성몰이 170%로 급성장했다. 따라서 오프라인 업체들의 전자상거래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규모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파크의 경우 97년 1만8000명에 불과하던 회원이 2001년 현재 200여만명으로 약 104배 증가했으며, 96년 2%에 불과하던 재구매율이 2001년 현재 42%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1인당 객단가도 96년 2만3000원에서 2001년 현재 9만8000원으로 326% 신장했다.

 반면 5년이 지나면서 어느 업체도 흑자경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대해 전자상거래 업체들에 대한 수익성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적자폭도 커지는 문제로 인해 인터넷 산업의 거품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건재한 업체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표명한다. 그동안이 홍보와 규모의 경제로 가기 위한 준비와 투자의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수확의 시기라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향후 전자상거래의 발전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국내 전자상거래가 지난 5년간의 시행착오와 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어떠 형태로 발전을 거둘지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흑자경영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것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국내에서 B2B 전자상거래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때는 언제일까. 그동안 게재된 전자신문 기사를 기준으로 볼 때 B2B란 용어의 정의가 내려진 것은 99년 하반기, 불과 2년도 안된 시점이었다. 당시 B2B에 대한 인식은 BtoB, B-B 등을 두고 표기 논란이 일 정도였다.

 B2B의 첫 출발은 한국무역시장정보가 1999년 12월, 국내 기업에서는 처음으로 기업정보 및 상품정보를 사이트 올린 ‘전자카탈로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B2B의 주체인 오프라인 기업들이 이 시장을 향해 움직인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2000년 1월 그룹 계열사에 흩어진 B2B 사업을 신세계I&C로 통합한다는 발표, 이어 4월경 국내 B2C의 효시인 인터파크가 동부건설과 함께 빌더스넷이라는 건설e마켓을 만들면서다. 지금에야 빌더스넷을 e마켓으로 부르지만 당시엔 B2B포털로 지칭했다.

 국내 B2B 시장은 다른 정보산업 분야가 그렇듯 정보기술(IT) 솔루션 사업자들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3년도 채 안된 현재, 오프라인의 다양한 기업들이 B2B에 대해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99년 하반기 거론되기 시작한 B2B를 e마켓이 대체한 지 불과 1년 새 국내 e마켓은 자동차, 철강 등 대형산업부터 식품, 가구, 기업소모성자재(MRO) 등 전 업종에 걸쳐 300여개에 이른다.

 특히 B2B는 대기업이 포진해 있고 산업 파급력이 높은 업종 중심으로 도입되던 IT를 금형, 골판지, 제지, 목재 등 소규모 업종으로 확대, 기업의 정보 인프라를 성장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아직까지 온라인 조달에 나서지 않더라도 이를 위한 기업 내부 정보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밖에 물류, 결제, 보안 등 EC 인프라를 위한 서드파티에 미친 영향도 크다.

 국내 B2B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정부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2000년 3월 산업자원부가 밝힌 ‘국내 EC 시장 육성 계획’ 발표에 이어 범정부 차원의 e코리아 강국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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