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있는 북한전문가는 다 뭉쳤다.’
예전의 군사독재시절이었다면 반국가단체 전위조직 내지는 간첩아지트로 통했을 법한 이 모임이 어엿한 기업형태로 만들어져 지난 3월부터 KCI21(대표 조상원)이라는 간판을 서울하늘 아래 내걸고 본격적인 대북 컨설팅사업에 나섰다.
특징은 한가지 더 있다. 이 회사의 브레인탱크라 할 수 있는 60명의 연구위원단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북한출신 인력이다. 그냥 출신일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짧게는 10여년, 많게는 30∼40년씩 정보기술(IT), 군사, 교육, 정부정책분야에서 일을 해왔던 그야말로 베테랑들이다. 이 때문에 북한내 사업환경 또는 투자조건을 손바닥 보듯 정확히 알고 있다.
KCI21 창립멤버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대북사업을 여러 곳에서 추진하거나 이미 본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업타당성 검토에서부터 대북 접촉라인까지 컨설팅해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우리사업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북사업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분야 전문연구진이 구성돼 북한현지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 지식 등을 총동원해 사업성을 집중 검토하기 때문에 국내외의 어떤 컨설팅보다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KCI21은 지난 99년 설립논의를 시작할 당시 주요 컨설팅분야로 경공업, 건설, 관광 등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동안의 상황변화에 따라 IT분야를 전략적 컨설팅 타깃으로 재설정하는 변화를 겪었다. 더욱이 연구진에는 북한 IT산업의 학문적 메카라 불리는 김책공대 출신들이 다수 포함돼있어 IT전문성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했다.
KCI21 조상원 사장은 오는 7월경 평양을 방문해 현지 사무소 개설을 타진할 예정이다. 조 사장이 북한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연구진과 달리 그는 북한출신이 아니라 어릴 때 외국에서 생활했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한 국제적 안목의 남한기업가기 때문이다.
앞으로 KCI21은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에 글로벌 광역사무소를 차례로 구축해나갈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북한개방과 함께 KCI21을 서방기업의 북한진출 최대 창구로 키워나간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조상원 사장은 “자본주의 개념으로는 돈을 벌자는 것이지만 남북한이 동시에 부강해지고 득을 보는 방향을 찾아보자는 것이 KCI21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며 “한반도내 경제, IT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도 우리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 한반도 중심시대 남북교류의 가교역할이 KCI21에 주어진 역사적 임무이기도 하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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