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활기를 띠고 있는 민간투자 형태의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이 시스템통합(SI) 수출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정보화 부문 사회간접시설(SOC) 확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있으나 투자여력이 부족한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 개발도상국가들을 중심으로 대형 금융기관과 파이낸싱 업체를 통한 민간투자 형태의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SI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내용이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해외 사업파트너(BP)들로부터 현지 정부를 상대로 한 민간투자 형태의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에 대한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EDS시스템,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등 국내 주요 SI업체들은 민자투자 방식의 해외 정보시스템 수주 영업을 위해 해외의 대형 금융기관들과 자금 유치에 관한 협의를 벌이거나 전문 파이낸싱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등 해외 민자사업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LGEDS는 필리핀 현지에서 운전면허 및 차량등록과 등기부 전산화 등 각종 민자사업을 진행중인 투자 전문회사인 스타덱(STRADEC)사로부터 자본 참여를 제의받은 상태며 또다른 대형 SI업체인 S사도 조만간 외국계 대형은행과 해외 민자사업 추진에 관한 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필리핀 현지에서 BOT(Build Own Transfer) 및 BOO(Build Own Operate) 방식의 각종 정보시스템 운영 사업권을 확보한 스타덱도 이같은 민간투자 방식의 사업 모델을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 지역 국가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콩 정부가 민자사업 형태로 발주한 등기부 전산화 프로젝트의 경우 HP, EDS 등이 사업 참가를 검토했으며 IBM, 유니시스 등은 실제로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정보시스템 부문 해외 민자사업을 둘러싼 국내 SI업체와 세계 IT업체들간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도 예상된다.
건설 부문의 경우 이미 일반화된 민간투자 사업은 설비 구축을 맡은 업체가 비용을 먼저 부담한 후 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사업비로 챙기는 형태로 계약 기간 만료시 시설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는 BOT 방식과 사업 시행자에 시설 소유권이 인정되는 BOO 방식 등이 있다.
하지만 건설 부문과 달리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은 해당 국가의 사회, 문화적인 배경은 물론이고 정부 정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해외에서 민자사업 형태로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SI업계 관계자들은 “안정적인 자금 유치와 사업 진행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업체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외국계 파인낸싱 및 금융기관 또는 대형 IT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자사업에 참여하는 형태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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