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단말기주들이 이달들어 수출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단말기보조금 폐지와 국내 내수시장 포화로 올해 수익악화가 전망돼 하락국면을 면치 못했던 이동통신단말기주들은 최근 해외 수출에 따른 실적의 성장성이 부각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그동안 이동통신단말기주들은 호재나 악재에 따라 동반상승과 하락을 거듭했으나 이번엔 수출 재료를 보유한 종목의 주가만 상승하는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 업종군내에서 각 종목들의 주가는 수출에 따라 움직이는 순환매 형태를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동통신단말기주들이 지난달말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출관련 재료들이 터져주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은 내수포화로 지난해 월평균 177만대였던 것이 올 1·4분기에는 70만∼80만대 수준으로 감소, 관련주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4월들어 100만대 수준을 회복하고 중국 등 수출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며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증시에선 팬택,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와이드텔레콤 등 이동통신단말기주들의 상승세가 완연했다.
팬택은 이달말경 중국의 TCL사와 범유럽형(GSM)단말기 50만대 수출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인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이동통신단말기주들의 상승을 견인했다. 이 회사는 지난 14일 중국의 닥시안과 50만대 규모(1100억원)의 GSM단말기 공급계약이 알려지기 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팬택은 또 중국시장에서 노키아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모토로라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로 중국 CDMA 시장개방에 따른 수혜주로도 부각되고 있다.
세원텔레콤은 다음달중 유럽 통신업체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단말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8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공급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의 상승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텔슨전자도 OEM업체인 노키아로의 단말기 공급이 지연되고 KTF의 수주물량 중단으로 최악의 1·4분기를 보냈지만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키아가 국내 시장의 마케팅을 본격화함에 따라 전체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 데다 중국시장에서도 노키아 브랜드를 등에 업고 수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인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단말기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출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보이며 (주가가 실적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상승이 기대된다”며 “특히 해외 이동통신단말기업체의 OEM 공급처인 팬택과 텔슨전자의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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