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통부가 ‘차세대 인터넷 기반구축을 위한 국가 그리드(GRID)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은 세계적 수준의 차세대 정보통신망을 구축, 지식정보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정보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지식정보강국으로 도약하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정보인프라’를 통한 기초과학 및 기간산업의 연구력를 높이는 게 핵심 요체라는 의미다.
특히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정보인프라를 활용,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GRID프로젝트’를 범정부 차원에서 수립, 적극 추진하고 있어 우리 실정에 맞는 ‘국가 GRID기본계획’을 수립, 추진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GRID란 무엇인가=GRID란 하이퍼텍스트 형태의 단일 자원만을 이용하는 월드와이드웹(WWW)과는 달리 지리적으로 분산된 고성능 컴퓨터, 대용량 DB 및 첨단장비 등 정보통신 자원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동해 상호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 서비스를 통칭한다.
GRID의 정의에 대해 이 이론의 창시자인 시카고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 이안 포스터는 e교육, e과학, e산업, e비즈니스 등의 기반이 되는 ‘신정보통신 사회간접자본(SOC)’이라 했고 암스테르담대학의 월터 훌랜드 교수는 “WWW가 정보기술(IT)의 맛을 보여줬다면 ‘GRID’는 비전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GRID의 구성요소는 △지능화된 네트워크(advance network) △고성능 컴퓨터 및 최첨단장비 △차세대 응용과제(advance application) △과학기술인력(advance human resource) 등이다.
◇선진국 동향=미국은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슈퍼컴퓨터센터 및 정부출연연구소를 중심으로 98년부터 다양한 GRID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미국은 특히 인간게놈지도 작성사업, 항공기 통합설계 등 GRID프로젝트와 산업체 첨단기술개발을 연계한 미래 도전과제를 발굴,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EU 회원국의 연구능력을 결집시켜 조기에 ‘e유럽’을 구현하기 위해 이미 99년부터 유럽 각국의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연구시험망, ‘TEN(Trans European Network)-155’ 기반의 ‘유럽데이터GRID’ ‘유로GRID ’등을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또 일본도 지난해부터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을 중심으로 고에너지 물리학 분야를 필두로 GRID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국내현황 및 추진전략=우리나라는 ‘KOREN’ ‘APII테스트베드’ 등 상용 ISP의 고속망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구축, GRID응용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은 용이한 편이다. 다만 장비분야는 슈퍼컴 등 고성능 컴퓨터가 대개 보유기관의 특수목적에 따라 특정시간대에만 이용돼 이들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정부출연연 및 산업체 연구소들이 기관별로 사업을 추진, 연구 효율성 및 산업간 시너지효과가 아직은 미흡하다. 과학기술인력 역시 양적인 면에서는 큰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세계적인 수준의 창의적 전문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정통부는 이에 따라 기존 정보통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되 기존의 정보화계획과 연계해 신규 예산부담을 최소화하고 IT를 비롯해서 생명공학기술(BT)·환경기술(ET)·나노기술(NT) 등 미래형 고부가 도전과제를 중심으로 산업체의 기술개발과 연계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부와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대학·정부출연연·산업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GRID포럼코리아’를 결성, 정책수립 지원을 받을 방침이다.
◇한국형 GRID 추진주체와 기대효과=우선 정통부가 ‘국가 GRID’ 관련사업을 총괄하고 정부출연연구소들은 GRID관련 응용 프로젝트를 발굴, 추진한다. 또 대학 및 산업체 연구소는 응용프로젝트 참여·추진 및 기술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여기에 국내외 글로벌 GRID네트워크를 구성, 측면에서 지원받는다. 소요예산은 올해부터 5년간 435억원이다.
정통부는 이번 국가 GRID기본계획의 수립으로 21세기 인터넷 관련 신산업 육성 및 차세대 인터넷 기반이 조기에 구축되고 IT·BT·NT 등 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기전 산업 역시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통부는 내달 GRID포럼코리아 구성을 위한 전문가 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GRID프로젝트를 가동할 방침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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