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국원자력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최근 개발한 원전부품재료 침식규명장치를 가동해 보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한국원자력연구소 원자력재료기술개발팀(팀장 김흥회)은 원전 부품재료의 침식현상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석유화학 플랜트, 선박, 항공부품 등에 쓰이는 재료의 손상을 예측·평가할 수 있는 침식실험장치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원자력연이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의 하나로 지난 99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2년 동안 5억4000만원을 투입해 개발한 침식실험장치는 초당 최대 500∼600m속도의 물방울을 시험대 위에 올려 놓은 재료의 시편에 반복해서 때린 뒤 손상정도를 판단하고 수명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그동안 원전이나 항공, 해운산업 등에 쓰이는 기기는 유체에 의한 잦은 충격과 부품간 접촉 등으로 재료의 설계 수명이 예상보다 훨씬 짧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으며 침식은 원전의 주요 부품인 복수기와 펌프 등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발전소의 경제성 및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특히 침식현상을 구현하는 장치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으나 용도가 서로 달라 국내에서 개발된 재료의 시험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반경 250㎛의 물방울을 연속 발사할 수 있고 자동으로 컴퓨터 제어가 가능해 원전의 터빈 블레이드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유체에 의한 침식현상을 실시간으로 규명하고 수명을 평가할 수 있다.
원자력연은 이 침식실험장치를 한국전력기술에 이전, 원전건설시 재료 선정에 활용할 방침이다.
김흥회 박사는 “열 교환기와 펌프 날개 등의 침식 저항성을 쉽게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체 내에서 고속으로 회전하는 부품, 석유화학 플랜트, 선박, 항공부품 등의 침식 저항성 측정도 가능하다”며 “원전의 경제성 향상과 원전 재료기술의 자립화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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