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키워드 시장을 놓고 대립하던 리얼네임스와 넷피아닷컴의 대표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키스 티어 리얼네임스 회장(사진 오른쪽)과 이판정 넷피아닷컴 사장(사진 왼쪽)은 지난 10일과 11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인터넷 키워드 시장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만남은 두 회사 대표가 처음으로 만나 협력의 테이블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번 만남으로 그 동안 경쟁 관계에 있던 두 회사가 과연 파트너 관계로 발전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모임에서 두 대표는 인터넷 키워드의 필요성, 회사 비전, 사업 현황 등에 관해 2시간 30분 정도 서로의 입장을 주고 받았다. 키스 티어 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10일 기자 회견을 열고 키워드 통합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국내 키워드시장 확대에 서로 협력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 세계 각국마다 하나의 표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에도 공감했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할지는 추후에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판정 넷피아닷컴 사장 역시 원칙적으로 시장확대를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데 공감했으며 인터넷 키워드를 단순히 검색 엔진 모델이 아닌 차세대 인터넷 주소 체계로 이해해야 한다는 논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양사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모임을 갖고 구체
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 대표의 이번 만남은 그러나 실질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할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한 국가에서 서비스 플랫폼이 단일화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두 회사가 합쳐지기 전에는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회사는 인수합병에 대해 모두 부정적이며 이미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이를 통합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넷피아 측은 “사실 만났다는 점 이외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며 “전세계를 지역 별로 나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의 협력은 가능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지역별 서비스에 대해 넷피아측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넷피아닷컴이 맡고 기타 다른 지역은 리얼네임즈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후 수익금을 정산해 나누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양사 대표의 이번 만남이 인터넷 키워드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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