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입 통계는 정확성이 생명

정부에서 집계하는 정보기술(IT)관련 제품의 수출입 통계가 부정확해 업체들이 업무추진에 혼선을 빚고 있다면 이는 서둘러 바로잡아야 할 사안이다.

 기본적으로 통계는 관련업체들이 마케팅전략이나 생산, 판매 등 기업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부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경영계획을 수립하거나 특정제품의 생산계획을 세웠다면 그 기업은 통계의 오류로 인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날로 쓰임새가 확대되는 통계의 생명은 다름아닌 정확성에 있다. 그런데 IT관련 제품의 수출입 통계가 부정확하다면

이는 기업들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현재 정부의 수출입 통계가 관련기관마다 다른 것은 적용코드분류의 차이 때문이다. 지금 모든 수출입 통관상품은 관세청의 HS코드를 기준으로 집계하는데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산업분류체계(MIC)코드를 , 산업자원부는 수출입품목분류체계(MTI)코드 등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집계 주체별로 서로 다른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다 관세청의 품목조정에 따라 연도별 수출입 기준마저 자주 바뀌고 있어 수출입 통계 발표자료가 기관에 따라 다르고 심지어 같은 품목도 발표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일선 업계의 불신을 사게 된다고 한다.

 최근의 사례를 보면 지난 8일 한국무역협회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수출에 대해 지난해 3억달러에서 올해는 4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산업자원부는 지난 2월 같은 품목에 대해 지난해 58억달러어치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74억달러어치를 수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한다. 같은 품목이지만 기관에 따라 수출액 차이가 무려 55억달러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HS코드 기준으로 세관에서 집계된 IT제품 수출입 통계가 정통부의 MIC코드에 의해 재분류되기 때문인데 이마저도 연계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들어 수출이 늘고 있는 라우터나 허브 등 IT제품은 해당되는 HS코드가 없어 정확한 통계가 어렵다고 한다.

 또한 MIC코드 기준 IT제품 수출입 통계조차 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매월 책자로 발간해 발표한다. 관련업체들이 수출시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수출이 우리의 최대 현안인 지금 기업들이 IT관련 제품에 대한 해외시장진출을 확대하려면 신속정확한 수출입 통계는 절대 필요한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집계과정에 차질이 생겨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 통계는 생명력을 잃어 쓸모없게 되고 정부의 신뢰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기업들이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사업계획을 수립해 봐야 시장경쟁에서 이길 도리가 없다.

 정부가 이같은 문제점을 즉시 해결하는 것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보다 내실화하고 IT제품의 수출활성화를 지원해 주는 일이다. 우선 관련부서와 관련단체들이 IT관련 수출입 통계의 일원화를 위한 협의를 해 부처별로 다른 코드분류를 일원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IT관련 수출입 통계가 들쭉날쭉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특히 기존 코드상의 결함이 있다면 보완하고 나아가 IT관련 제품의 수출입 통계를 DB화해 관련업계가 통계를 즉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

 

 <이현덕위원 hd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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