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사들의 화두 유료화’
2001년 온라인 게임사들에 가장 큰 관심거리는 유료화다. 광고주들의 인터넷 광고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닷컴기업의 수익성 현실화가 제기되면서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 등 부가적인 수익을 통해 기업을 운영한다는 온라인 게임사들의 전략은 사실상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그래서 올초부터 시작된 온라인 게임사들의 유료화는 업계 초미의 관심거리다.
지난 1월부터 포트리스2 블루가 PC방 유료화를 실시했고 몇달 후 한게임이 유료화를 단행했으며 최근에는 웹게임들의 유료화가 가속되고 있다. 이제 게임사들은 생존을 위해서도 유료화의 고삐를 단단히 쥐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존재다. 특히 온라인 게임사의 경우 지속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해 수요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재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유료화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보통 2∼3년. 이에 따른 투자비용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만든 게임을 유료화하지 않으면 온라인 게임사들은 생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게임사들이 양질의 게임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요자는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바람직한 공생관계를 재정립시킨다는 점에서 온라인 게임 유료화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유료화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제한적이며 안정적인 정착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게임·교육·영화·증권·성인정보 등 일부 제한된 영역을 제외하고는 유료화가 쉽지 않은 형편이며 개인 유저들의 반감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무료 온라인 게임 사이트들은 99년 이후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경쟁사이트들로 인해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유료화를 하기 전에 내외 환경을 철저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유료화에 적절한 시기인지, 유료화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게임인지, 타 게임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는지, 유료화 수요가 얼마나 될 것이며 가격은 어떻게 결정해야 효과적인지,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만한 인재가 준비됐는지 등을 철저히 검토해 봐야 한다.
처음부터 유료였던 게임에 대해서는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무료였던 게임은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따라서 무료 게임을 유료화하는 업체의 경우, 무료였을 때와의 차별화는 필수적이다. 유료게임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무료게임을 유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고객관점에서 가치를 부여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보완됐다 해도 고객이 느끼기에 무료 게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돈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를 못 느낀다면 그것은 당연히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무료 게임을 집중 보완한다면 유료화에 따른 고객들의 저항도 이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다.
유료 고객을 위한 특별한 게임공간이나 유료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혜택 등도 공급자가 아닌 철저히 수요자 관점에서 제공될 때 성공적인 유료화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다.
코카콜라 고이주에타 전회장은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세가지 요인으로 첫째도 차별화, 둘째도 차별화, 셋째도 차별화를 꼽았다고 한다. 기업 생존이 곧 차별화에 있음을 시사하는 매우 의미있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철저한 마케팅을 통해 유료화에 대응해야 한다.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사들은 이미 만들어진 게임을 갖고 마케팅을 해왔다. 이는 단지 판매를 위한 노력일 뿐 진정한 의미의 마케팅이라 볼 수 없다. 마케팅은 게임개발 이후가 아닌 게임개발 이전부터 시작돼야 한다. 철저한 시장분석과 타깃 선정을 통해 개발된 게임을 유료화하는 것과 이미 만들어진 게임을 시장상황에 맞춰 유료화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제 온라인 게임사들도 철저한 마케팅에 준해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해야 한다. 그것만이 시장에 처음 선보인 게임이라도 유료화에 당당히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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