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인텔의 펜티엄4 집중화 전략으로 PC업그레이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완제품 PC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조립을 포함한 PC 유통 업체와 AS전문 업체들은 그동안 수익원이던 업그레이드 수요까지 줄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PC 기종간 가격차가 크고 일부 부품만 바꾸면 PC의 성능을 높일 수 있어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많았으나 최근 몇 달 사이 완제품 PC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신제품 가격이 급락, 업그레이드 대신 신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인텔이 최근 PC의 핵심 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를 펜티엄Ⅲ 대신에 펜티엄4를 주력 기종으로 전환함에 따라 구형 PC를 펜티엄4 CPU와 가격이 비슷한 펜티엄Ⅲ로 업그레이드 하는 소비자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용산의 나진전자월드와 선인프라자 조립PC 업체들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하루 1건 이상의 업그레이드 상담을 했지만 요즘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이 직접 메모리나 CD롬드라이브·사운드카드·그래픽카드 등의 단품을 구입해가는 경우가 늘고 있어 문제가 있는 부품만 교체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PC AS를 주력으로 하면서 업그레이드를 병행해 왔던 서비스 업체들도 업그레이드 수요가 줄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비스 전문 체인점인 컴닥터119는 지난달 전국 가맹점에서 일제히 무료 PC업그레이드 행사를 벌였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본사는 이들 가맹점을 대상으로 AS를 주력으로 하면서 각종 브랜드 PC를 판매하는 PC양판사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펜티엄Ⅲ 기종까지는 주기판과 메모리 등을 기존 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펜티엄4는 전혀 다른 주기판을 사용하므로 펜티엄4 기종으로의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한 것이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펜티엄∥ 기종이나 펜티엄Ⅲ 저속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펜티엄4 기종을 새로 구입하든지 펜티엄Ⅲ CPU값이 대폭 떨어질 때까지 업그레이드를 보류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PC업그레이드 시장은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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