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이정록씨(35). 이씨는 요즘 은행을 찾는 일이 거의 없다. 거래은행이 서비스하는 인터넷 뱅킹에 가입한 후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은행을 찾는 경우는 용돈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예금 인출할 때 뿐이다. 이나마도 인근의 ATM을 이용할 뿐 은행을 일부러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씨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경우 계좌변동사항을 어느 때나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도 매우 저렴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20∼30대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이용하는 사이버 뱅킹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번거롭게 은행창구를 찾지않아도 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는데다 은행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면 최고 7500원의 송금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등의 비용절감 효과를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뱅킹 이용실적 크게 늘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모두 529만명에 달하고 있다. 불과 1년3개월 전인 99년 말에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자가 12만명이었다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난해 말 409만명에 비해서도 3개월간 무려 120만명(29.5%)이나 늘어난 것이다.
인터넷뱅킹은 현재 20개 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적극적인 서비스와 마케팅으로 이용자 수를 급속히 늘려가고 있다. 또 인터넷뱅킹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체 은행 업무처리건수중 10.7%를 차지, 창구텔러와 CD/ATM, 텔레뱅킹과 더불어 4대 금융서비스 전달채널로 정착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지난 3월중 인터넷뱅킹을 통한 자금이체서비스는 768만건에 78조8278억원이 이루어졌으며 인터넷 대출의 경우는 19만3000건에 1조5214건이 신청돼 이중 23%(건수기준)가 실제 대출로 이어졌다.
인터넷뱅킹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금융상품 정보제공과 예금조회, 계좌이체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에는 대출이나 예금적금 계좌의 개설, 외화송금, 보험업무 등 보다 발전된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은행들은 지금까지 개인고객 위주로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최근들어선 기업고객을 대상으로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어 기업의 인터넷 뱅킹 서비스 이용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뱅킹에 비해 덜 알려져있지만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도 서서히 활성화될 조짐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20개 국내은행중 17개 은행이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 3월 중 모바일뱅킹 이용실적은 28만건으로 지난해 12월중 이용실적에 비해 무려 41% 성장했다.
◇부대서비스 다양화
사이버뱅킹은 효율성과 비용면에서 고객과 은행 모두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은 인터넷이나 모바일단말기를 이용해 고객 계좌의 예금내역 조회나 이체, 공과금 납부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사이버뱅킹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창구에 몰리는 고객을 분산시킴으로써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 이미지를 심어주는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빛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종합포털사이트를 구축하고 사이버뱅킹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인터넷뱅킹을 축으로 사이버뱅킹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올 연말까지 약 100만명의 이용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이런 기세를 몰아 은행·보험·증권·신용카드 등 고객이 가지고 있는 모든 계좌의 거래내역을 한 화면으로 파악하고 종합관리할 수 있는 통합계좌서비스와 고객종합자산관리서비스(PFM)를 연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인터넷 거래건수가 창구이용건수의 32%에 이를 정도로 인터넷뱅킹이 활발하다. 특히 일시적이긴 했지만 지난해 12월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대출취급 건수가 창구대출 건수보다 무려 4.5배나 많았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기존 인터넷 뱅킹서비스와 지난 98년부터 시행해온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과거 대출고객의 행태를 통계적으로 분석처리해 계량적으로 처리해주는 시스템으로 단순한 예금의 입출금과 조회에 머무르고 있는 사이버뱅킹의 수준을 한단계 격상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행도 기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을 총 망라한 전자금융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 은행은 일반고객들의 사이버뱅킹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사이버뱅킹의 적용대상을 기업쪽으로 돌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업의 PC와 연결해 기업체의 자금을 입금, 수탁관리해주는 자금관리서비스(CMS)와 대량자금을 지정일에 고객계좌에서 출금해 업체 계좌에 집중해주는 VAN, 자동계좌이체 서비스, 기업체가 지정하는 계좌의 거래내역을 업체의 컴퓨터 파일로 전송해주는 거래전송정보서비스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환은행의 경우 금융법률에 관한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며 주택은행은 주택청약접수와 복권 구입까지도 사이버뱅킹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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