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라는 매체는 그동안 오프라인을 통해서나 가능하던 금융·구매·조달·쇼핑 업무를 온라인에서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업무를 안심하고 수행할 수 있게 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개키기반구조(PKI) 솔루션이다. PKI 솔루션은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는 기능은 물론 네트워크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되기까지의 보안 유지와 상대방의 부인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춤으로써 안심하고 전자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많은 PKI업체가 있지만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줄곧 업계를 주도해온 곳으로는 소프트포럼과 이니텍을 꼽을 수 있고 이들 업체를 진두지휘해온 사람은 안창준 사장(사진 왼쪽)과 김재근 사장이다.
안창준 사장이 소프트포럼의 전신인 미래산업 보안연구소 시절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공학도라면 김재근 사장은 지난해 2월 전문경영인으로 이니텍에 합류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하지만 두 사장 모두 회사의 분위기를 ‘즐겁게 일하고 함께하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물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와 미래산업 보안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친 안창준 사장은 이학박사 특유의 꼼꼼함으로 새로운 사업을 기획한다. 기획 단계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점검을 하지만 한 번 결정이 난 일에 대해서는 뒤를 보지 않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성격이다. 소프트포럼이 암호·인증제품을 개발하고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1년 이상 기다릴 때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으로 직원들을 감싸 안았고 지금은 이력서가 쇄도하는 회사로 키워냈다.
특히 ‘소프트포럼=즐거운 직장’이라는 등식을 이끌어내기 위해 팀별로 돌아가며 점심을 하고 직원들과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의도 사무실 시절에는 직원들에게 좋은 자리를 주고 자신은 통풍이 안되고 햇볕도 잘 들지 않는 자리에서 솔선수범함으로써 직원들과의 유대를 강화했다.
그는 특히 직원들이 월급이나 복지에 불만을 가지면 모자라는 월급이나 복지 수준만큼의 손해를 회사에 입히려는 속성이 있다고 보고 직원들이 가진 불만은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또 직원들에게는 항상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본인이 모범을 보임으로써 직원들을 설득한다.
이니텍의 김재근 사장은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한 후 20여년 동안 줄곧 콘트롤데이터코리아·탠덤컴퓨터·한국HP 등 외국인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쌓은 전문경영인으로 통한다. 김 사장 역시 안 사장과 마찬가지로 ‘일하는 게 정말 재미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외국인 회사에 근무한 경력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는 능통한 영어 실력과 풍부한 경험으로 외국 투자회사들이나 암호 분야의 최고 업체인 미국 RSA테크놀로지 등 해외 파트너들, 국내외 협력사, 투자회사, 그리고 직원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그의 경영철학의 핵심은 상생(相生)의 경영에서 나온다. 김 사장이 주장하는 상생의 원칙은 기업과 직원간, 비즈니스 파트너간, 대 고객관계 모두에 적용될 수 있다. ‘나’ 혹은 ‘우리 회사’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고객’, ‘우리 직원’에게까지 최선의 결과가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는 또 기업 내부에서나 외부에서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태를 바라보려고 애쓰는 편이다. 강한 주장을 통한 회유나 압박보다는 대화를 통한 합의와 설득·상호존중을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통의 목표를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때문에 김 사장의 방은 사장실이라기보다는 회의실에 더 가까운 풍경을 자주 보여준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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