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때 정부가 앞장서 산업부문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확산, 사이버무역 기반조성, 공공부문 전자조달 촉진 등 무려 40개 세부과제를 추진한 결과 상당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냈다. 99년 말 10개 이내이던 e마켓플레이스 수가 지난해 말에는 200개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e비즈니스 확산정책은 민간의 인식 전환에는 성공을 거뒀지만 곳곳에서 한계에 봉착했다. e마켓플레이스 운영자와 같은 e비즈니스 조력자들은 과열 양상을 띠는 반면 e비즈니스를 도입해 체질을 개선해야 할 주체들은 인식의 변화만큼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비즈니스 국가전략 수립을 위해 컨설팅 용역을 받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그 이유가 주체별로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대기업의 경우 전자상거래에만 치우쳐 업무프로세스 혁신이 동반된 e트랜스포메이션을 간과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자체 역량이 부족해 B2B를 도입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앞서 전자상거래를 도입한 업체들은 물류나 전자결제 등 법과 제도의 미비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주체들마다 서로 상이한 환경에 맞게 e비즈니스 전략을 찾아내고 지원해야 할 경제단체들은 전문성 부족으로 먼 산바라보듯 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련 부처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일관된 추진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리더십 부재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e비즈니스 확산 국가전략은 이 같은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두고 민간주체들이 상황에 맞게 전통산업에 e비즈니스를 접목하고 이를 통해 e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다.
우선 생각이 아무리 있어도 B2B 도입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에게는 IT화 지원을 확대해주기로 했다. 또 정부 부처들간 e비즈니스 확산을 위한 정책공조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부처간 이해 대립이 팽팽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민주당이 기획단을 구성해 조정해나가기로 했다. 재경부와 국세청의 반발로 지지부진하던 전자상거래를 도입한 업체나 전자상거래로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에 대한 설비비 도입, 세금공제 확대 및 세금면제를 기획단 차원에서 추진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 부처마다 흩어져 있던 정보대 기업(G2B)을 통합해 범부처 통합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이 일환이다. 표준화와 전자결제도 이른 시일 안에 완성하고 실현해 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비즈니스 확산과 e트랜스포메이션 실현의 공은 이제 민간에 넘겨졌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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