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출연연구기관의 인건비를 사실상 올해 수준으로 묶고 신규 건축사업을 전면 제한하는 등 전반적인 예산동결 방침을 정함에 따라 정부로부터 운영예산을 지원받아야 하는 출연연들이 기관운영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더욱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산하 연구센터들은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는 올 하반기부터 예산을 대폭 삭감당해 소속 직원들을 정리하는 등 긴축재정에 돌입함으로써 운영에 차질을 빚는 등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29일 관련 연구기관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최근 공공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기초기술연구회, 인문사회연구회, 경제사회연구회 등 5개 이사회와 소속 43개 출연연에 내년 예산 동결을 요구하는 2002년도 예산편성 지침을 내려보냈다.
정부의 이같은 출연연에 대한 예산동결 및 감축은 최근들어 국내 경제 위축으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세수 증가폭 또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됨에 따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출연연들의 연구활동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00여억원의 기금이자로 기초과학분야를 지원하고 있는 과학재단의 경우 올해만도 30억원에 달하는 이자수익 감소로 투자대상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긴축 운영해왔으나 내년에는 재정압박이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연의 경우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3500평 규모로 첨단연구동을 내년까지 건립할 계획으로 예산배정을 받아 지난 26일 첨단연구동 기공식을 가졌으나 내년 예산집행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원은 내년에 판교 정보·전산 분원 신설을 추진중이나 2000억원에 달하는 소요비용을 마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며 게다가 KAIST 산하 연구센터들은 예산삭감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IT인력 양성에 주력해오던 전자부품재료설계연구센터(EMDEC)는 지난해 8월말까지 16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으나 올 8월 이후에는 4억원으로 축소돼 일부 직원을 감축한 바 있다. 또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도 올 10월까지 25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지만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는 오는 11월부터 14억원으로 줄어 전국대학 61개 워킹그룹과 4개 지역센터 지원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 대비 한자릿수 증가율로 정하라는 것은 인건비 등의 자연증가분을 제외하면 동결 또는 축소나 마찬가지”라며 “출연연의 재정압박이 자칫 연구분위기를 저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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