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EC가 모니터용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에서 손을 뗀다.
‘일본경제신문’은 이 회사가 가고시마현과 아키타현 자회사의 모니터용 LCD 생산을 연내 중지하고 휴대폰 단말기용 LCD 등으로 생산품목을 전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NEC의 이번 생산 철수 결정은 모니터용 LCD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대만과 한국 등의 본격 참여로 최근 1년간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채산성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미 샤프와 미쓰비시전기 등 일본의 주요 관련 업체들도 대폭적인 감산에 나서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모니터용 LCD는 가격하락이 장기화할 전망이어서 그동안 일본 전자업계의 전략 상품 가운데 하나였던 모니터용 LCD의 일본내 생산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NEC는 모니터용 LCD 생산을 중단하는 NEC가고시마를 대화면의 박형 표시장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의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NEC아키타에서는 휴대폰 단말기에 사용하는 소형 LCD나 프레젠테이션 등의 업무용 기기에 채택하는 대형 LCD의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두 거점에서 생산한 모니터용 LCD 중 절반 가량을 자사 노트북PC에 탑재해 왔는데 생산 중지 후에는 돗토리산요전기나 외국업체로부터 필요한 물량을 조달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NEC는 모니터용 LCD를 현재 월간 약 15만대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 3월 말 마감한 2000 회계연도 매출액이 약 1000억엔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서는 NE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7%로 조사됐다.
모니터용 LCD는 후발 참여한 대만이 시장 진입을 위해 저가 공세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범용품인 15인치형의 경우 300달러로 1년전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 채산성 악화가 심화돼 대만 업체들 사이에서도 사업 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편 일본 업체 중에서는 샤프가 노트북PC용 LCD를 생산해 온 미에 제1 공장을 휴대형 게임기용 등의 소형 전용으로 전환키로 했으며 미쓰비시전기도 대폭적인 감산을 결정해 놓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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