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실리콘그래픽스 7분기 연속 적자 직원 15% 감원

실리콘밸리 워크스테이션 메이커 실리콘그래픽스(SGI.com)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끝에 자사 인력의 15%인 1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 있는 SGI는 23일 “지난 3월말로 마감된 자사 3·4 회계 분기에 당초 전망을 웃도는 적자를 냈다”며 “이번 감원에 따라 오는 4·4 분기에 6000만∼8000만달러의 비용을 회계에 반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지난 분기 순손실은 1억4100만달러, 주당 74센트로 당초 기업재무 조사회사인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이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추정한 주당 25센트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난 것은 주로 광대역 회사인 웜넷(WamNet.com) 투자와 관련된 8300만달러의 비용 때문이다.

 SGI의 3·4 분기 매출은 5억1000만달러로 2·4 분기 4억8700만달러보다 소폭 늘어났다.

 SGI의 이번 감원은 비용을 20% 줄여 오는 9월로 마감되는 2002 회계연도 1·4 분기까지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려는 야심찬 계획의 일환이다.

 이 회사 밥 비숍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당초 2001 회계연도 4·4 분기까지 흑자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불확실한 경기 때문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목표를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 맞추어야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제품 가상 모델을 만들기 위해 SGI의 고급형 컴퓨터를 구입하는 제조업 분야의 고객들이 경기 추세를 지켜보면서 주문을 보류했다”며 “SGI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정부 고객들도 새 행정부가 방위 전략을 검토하면서 제품 구매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숍 회장은 SGI의 제품을 계속해서 구입할 것으로 점치는 분야로 오락 부문을 꼽고 이 분야 업체들은 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에 나오는 것과 같은 특수효과를 내기 위해 SGI의 첨단기술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숍 회장은 “경제에 대한 좌절감이 커질수록 오락산업이 계속해서 번창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는 경제가 나쁠수록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빗댔다.

 SGI의 이같은 최근 경영난은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97년 850명을 감원한 SGI는 98년 1000명을 추가로 해고했다. 지난해 슈퍼컴퓨터 사업인 ‘크레이(Cray)’를 처분한 SGI는 올해 초 본사 건물 일부를 매각해 2억7600만달러를 조달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SGI가 매우 독특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매출 증대와 영업상의 수익과 연결시키기 위해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해석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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