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전자신문 공동>게임강국으로 가는길(7)기고-PC방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

◆박완서 전 한국 인터넷멀티문화협회 회장

이제 PC방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1세대 PC방은 단기간에 이상(異常)성장을 구가하면서 규모의 영세성과 낙후된 시스템, 특정 콘텐츠 편중, 유관업계와의 대립관계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PC방의 폐업과 퇴출로 인해 단순히 PC방 수를 줄이는 양적 감소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동안 쌓여온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차세대 PC방으로 거듭날 수 있는 질적인 차원의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후진국형 비즈니스 모델을 탈피해야 한다.

 1세대 PC방은 컴퓨터와 인터넷 전용선을 갖춰놓는 것만으로 고객을 유인하기에 충분했다.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이 저조했던 당시로서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PC방은 인기를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 웬만큼 인터넷이 보급되고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뜨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고객이 PC방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동기가 필요하다.

 최근 이뤄진 ‘PC방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3%가 집에 PC를 보유하고 있으며 초고속망 가입률도 35%나 된다. 그럼에도 전체 응답자 중 94.2%가 PC방에 가 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PC방은 일반화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PC방 만족도 조사결과는 차세대 PC방의 방향과 관련해 중요한 암시를 제공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존 업주들이 주로 걱정하던 접속속도·사용요금·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이용자들은 오히려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었나 소음·흡연시설·소방안전시설·편의시설·공간적 여유·부대장비 등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있어서 PC방은 일차적으로 놀이공간이며 그곳에 가면 △시간 때우기 △친구와 함께 오락 △스트레스 해소 등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즉 PC방 이용자는 장기 체류형에서 단기 사용자로 급속히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잠깐의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PC방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뜨내기’라고 해서 경시했던 일회성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영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차세대 PC방은 빠른 전용선,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이를 즐길 수 있는 부대장비를 갖춘 복합 멀티문화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넓은 매장, 쾌적한 공간배치, 고급 인테리어 설계,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편의시설과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대형화 추세에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개별 점포에 맞는 전문화 전략도 필요하다. PC방 고객은 성별·연령별·콘텐츠 선호도 등에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시장 세분화에 의거해 게임전용·인터넷전용·학습전용·사교전용·쇼핑전용 등으로 전문화한다면 중소 PC방의 생존력을 제고하고 대형업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표〉 차세대 PC방의 특징

 

 항목 기존 PC방 차세대 PC방

 개념 게임장, 인터넷접속시설 복합문화공간,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용선속도 평균 512Kbps 최저 2Mbps 최고 8Mbps

 인터넷콘텐츠 협대역(게임, 정보) 광대역(영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음악, 드라마 등)

 부대장비 PC위주 복합디지털기기 장착

 규모 중소형(30평 이하) 대형화(100평 이상), 중소형은 전문화

 인테리어 별로 중요하지 않음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느낌

 공간배치 여유없음(1인당 1평남짓) 여유, 안락한 공간 제공. 영역별 섹션화

 편의시설 별로 없음(먹거리 위주) 종합적인 편의점 기능 제공

 사용료 저가형(시간당 1000원) 단순 PC사용료에 의존

  고가형(입장료+콘텐츠사용료) 비즈니스 수익모델이 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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