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건설 분야에서 주로 시행되던 민간투자사업이 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 분야로까지 크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국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대한 중장기 민간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민자유치를 추진함에 따라 국가 기반시설의 한 축을 이루는 정보시스템 부문 민간투자사업이 국내 시스템통합(SI) 시장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2001년도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을 통해 정보통신기술 발전 등 최근의 경제사회 여건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SOC 시설 범위를 정보통신 관련 분야 및 민간투자법시행령에서 정하는 시설 등으로 확대하고 민간이 직접 제안한 사업도 민자사업 추진방식에 포함키로 하는 등 정보화 부문 민자사업 활성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등 주요 SI업체들은 사내에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하고 민간투자 형태의 정보시스템 운영사업을 이미 진행중이거나 의료, 유통, 교통 분야의 공공부문 정보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민자투자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SI업체는 정보화 부문 SOC 시설 확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있으나 투자여력이 부족한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 개발도상국가를 중심으로 민간투자 형태의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어 정보화 부문 민간투자사업은 새로운 IT수출 모델로도 자리잡을 전망이다.
◇국내 사례=삼성SDS와 한국통신을 주사업자로 오는 5월부터 본격 가동되는 의약품유통정보시스템이 국내 정보화 부문 민간투자사업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건설, 소유, 운영후 기부채납(BOT) 방식의 이 사업은 삼성SDS와 한국통신이 향후 10년간 2000억원에 가까운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을 투자하고 가입자들로부터 서비스 이용료를 받아 투자금액과 일정 수익을 회수해 가는 형태다.
한국타이거풀스가 오는 10월부터 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체육복표) 사업도 변형된 형태의 민간투자 사업이다. 체육복표 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정보시스템 및 단말기 설치와 운영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대신에 전체 수익금 중 25% 가량을 배분받게 된다.
하지만 민간투자법에 따라 시행되는 의약품유통정보시스템 사업은 90%의 투자비 회수에 대한 보장을 받는 데 반해 사업권 수주형태로 진행된 체육복표사업은 투자비 회수에 대한 보장이 없다.
◇어떤 사업이 가능한가=의료, 음반, 주류, 농산물 등 유통단계가 복잡한 산업 분야의 정보시스템이 민자사업이 가능한 최우선 영역으로 손꼽힌다. 또한 지하철, 철도 등 민자사업 형태로 추진되는 교통 분야 사업에서의 정보시스템 운영도 민자사업이 가능한 영역이다.
실제로 정부가 최근 발표한 건강보험증 전자카드화사업은 민자사업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며 올해 민간투자사업으로 결정난 인천신공항철도 및 서울지하철 9호선 사업도 정보시스템 운영에 대한 별도의 민자사업 추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등기부, 호적, 등초본 발행 등 정부가 실시하는 모든 대민 서비스 영역을 포함해 민자사업이 가능한 정보시스템 부문은 무궁무진하다”며 “실제로 한 해외 국가에서는 민자투자 형태의 전자주민카드 사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 및 문제점=SI 전문가들은 “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은 사회, 문화적인 배경은 물론이고 정부 정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민자사업 형태의 정보화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려면 이러한 사회적 환경부터 우선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의약품유통정보시스템만 해도 관련 법, 제도 시행의 계속된 연기와 의료계 반발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원활한 사업진행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사회 전분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정보화 추세와 이에 따른 정보시스템 도입비용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정보화 부문 민간투자사업으로 해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