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와 패키징업체가 공동 마케팅을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파운드리→패키징→테스트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편의성과 빠른 납기를 구현해 메이저 반도체업체를 고객사로 유치,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원가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제휴 현황=하이닉스반도체(대표 박종섭)는 올해 120만장(8인치 웨이퍼 기준)까지 파운드리 생산규모를 늘리면서 일부 물량의 패키징 및 테스트를 칩팩코리아(대표 손병격)에 맡길 계획이다. 두 회사는 각각의 고객에게 파운드리와 패키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제시, 이를 수락한 고객에게는 웨이퍼 제작에서부터 패키지와 검사까지 완료해 원하는 장소나 시스템업체에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이달 말 양산에 들어가는 동부전자(대표 한신혁)는 주고객인 도시바를 비롯, 해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국내 패키징 및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동부전자는 자체 테스트 장비를 갖추는 한편 ASE코리아(대표 짐 스틸슨)와 패키징부문의 협력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아남반도체(대표 김규현)와 앰코테크놀러지코리아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알카텔·도시바 등 주요 고객들에게 국내에서 파운드리와 패키징, 테스트를 한번에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효과=파운드리 및 패키징업체의 협력은 해당 회사는 물론 발주업체에도 이익이다. 설계→파운드리→패키징→테스트→납품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책임있게 진행함으로써 반도체 설계회사는 더욱 손쉽게 이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끝낼 수 있어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 있다. 또 운송단계를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납기를 단축할 수 있다.
생산공장을 확보하기 어려운 팹리스(FABless) 및 주문형반도체(ASIC)업체도 시스템의 안정화로 더욱 쉽게 제품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제=넘어야 할 산도 많다. 아직까지 국내업체들의 파운드리 생산규모가 15만장(하이닉스 10만장, 아남 3만장, 동부전자 5000장 등)에도 못미치는데다 8인치, 0.18∼0.25미크론(1미크론은 100만분의 1m) 공정이 대다수여서 다양한 생산공정기술을 원하는 외국업체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 패키징부문도 경박단소한 칩스케일패키지(CSP)를 확대하고 테스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역부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들간의 공조만으로는 정부지원아래 파운드리 및 패키징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대만과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면서 “비메모리산업의 육성을 통해 한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체가 공동으로 이 분야의 기술력 제고 및 투자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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