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정부가 컴포넌트 산업 육성화 방안을 내놓은 이후 정보기술(IT) 각 분야에서 컴포넌트 기술 개발 및 도입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100여개에 이르는 IT업체들이 컴포넌트형으로 상용 SW를 개발하는 것을 비롯해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를 컴포넌트 기반으로 수행하거나 아예 만들어진 컴포넌트를 제3자에게 판매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컴포넌트 SW시장은 지난해 848억원보다 2배 가량 증가한 163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컴포넌트 기술이 최근 2, 3년새 국내 시장에 급속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은 이 분야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전문 교수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부분이 SW공학 연구자인 이들 교수진은 국내 컴포넌트 시장이 형성되기 이전에는 기초기술과 요소기술 개발에 전념해 국내 컴포넌트 기반기술 축적에 일조해왔으며 컴포넌트 시장이 활기를 띠자 강연자로, 컨설턴트로, 프로젝트 매니저로 컴포넌트 기술의 대중화와 저변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컴포넌트는 기존 프로그래밍 방식이 아닌 레고블록처럼 SW를 조립하는 혁신적인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학계 전문가들의 선도적인 방향 제시와 신속한 이론 수용이 없었다면 이같은 급속한 시장 정착은 기대하기 힘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들어서는 국내 컴포넌트 산업관련 대표기구인 한국소프트웨어컴포넌트컨소시엄(KCSC) 산하 표준화포럼의 각종 분과위에서 활동하면서 기술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민간업체의 사업에 접목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같은 역할의 중심에는 중앙대학교 이경환 교수(61)가 있다. 중앙대학교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모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 교수는 컴포넌트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컴포넌트의 핵심요소인 SW 재사용과 개발 프로세스 개선, SW 품질관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30, 40대 젊은 교수들을 다독거리면서 컴포넌트 학계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 분야 연구 및 교육활동을 통해 22명의 박사와 150여명의 석사를 배출, 인력 양성에도 큰 역할을 하는 등 국내 컴포넌트 연구 분야의 실질적인 대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교수의 가장 큰 업적은 ISO/SC7/WG10(SPICE) 표준을 제정하고 한국LTC를 설립하는 등 SW품질보증 개념을 국내에 소개·확산시켰다는 점이다. ISO제도를 국내에 선도적으로 도입한 것은 물론 국내 산업의 프로세스 개선 활동을 ISO에 보고하는 등 다양한 대내외적인 활동을 벌였다. 뿐만 아니라 재사용시스템 CARS 개발, CBD에 의한 콘텐츠 개발, 컴포넌트 기반 SW개발 프로세스 개선 프레임워크 개발 등 컴포넌트 기술개발 업적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현재 KCSC 부회장, 한국SW프로세스심사인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객체모델링기법(93년, 교학사), 소프트웨어공학(2000년, 청문각) 등의 서적도 집필했다.
고려대학교 백두권 교수(49)도 이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고려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산업공학 석사를 거쳐 미국 웨인주립대학 대학원에서 컴퓨터과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획득한 백 교수는 SW 및 데이터 공학의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SW공학, SW설계론, SW문서화, 컴퓨터 활용, 데이터베이스 구조, 시스템 시뮬레이션, 운용체계 등 컴퓨터 과학 각 분야에서 상당한 연구업적을 지니고 있으며 10여종의 서적을 집필, 저술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고려대학교 컴퓨터과학기술연구소장과 정보전산원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ISO/IEC JTC1/SC32 전문위원장, TTA/TC08 데이터 기술위원장, KIST 객원책임연구원, 컴포넌트 표준화포럼 유통분과위원장 및 국제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컴포넌트기술의 산업계 접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AIST 배두환 교수(44)와 숭실대학교 김수동 교수(43) 역시 컴포넌트 분야의 대가들이다. 배두환 교수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위스콘신대학 전산학 석사를 거쳐 플로리다대학에서 SW공학으로 전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KAIST 전자전산학과 전산학 부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객체지향기술, 컴포넌트 기반 개발, SW개발 프로세스 등의 분야에서 연구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99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국제 저널에 연구논문을 게재했으며 국제학술대회에도 수차례 참석하는 등 국내 객체지향 및 SW 공학기술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UML 객체지향 분석 모델의 완전성 및 일관성 진단을 위한 시나리오 검증기법, 객체지향 개발방법의 체계적 구성, 병렬 객체지향 시스템의 검증, 객체지향 페트리넷을 이용한 계층적인 요구사항의 명세 및 검증, 유즈케이스를 적용한 시스템 기능 분해 등의 논문을 썼으며 컴포넌트 표준화 포럼, KCSC 이사 및 운영위원, 한국전자거래진흥원 ebXML 전문위원, 전경련 전자상거래 표준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국내 컴포넌트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배 교수는 지난해 솔루션링크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해 연구자로서뿐만 아니라 사업가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김수동 교수는 미주리주립대를 졸업하고 아이오와대학에서 컴퓨터사이언스 석사·박사학위를 마친 대표적인 SW공학 전문가다. 객체지향 및 컴포넌트 기술분야에서 120여편의 국내외 논문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96년부터 ETRI 위탁연구과제 수행 책임자로 활동하면서 객체지향 방법론, 컴포넌트기반 개발 방법론 등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기관 및 단체·학회에서 주관하는 초청강연에 200회 이상 참석한 것을 비롯해 LGEDS시스템·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의 기술 컨설팅 및 학술용역을 수십차례 수행하는 등 컴포넌트기술의 대중화와 저변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현재 아태지역 SW공학 콘퍼런스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KCSC 상임이사 및 운영위원, 표준화포럼 응용 컴포넌트 분과위원장도 맡고 있다.
김수동 교수와 함께 숭실대 정보과학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이남용 교수(44)는 한국객체기술경영그룹(KOMG) 부회장, 한국정보과학회 SW연구회 운영위원, 한국정보처리학회 학술위원, 국회정보통신포럼 전문위원, 중소기업청 정보화경영연구회장,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자문교수 등을 겸임하면서 연구활동뿐만 아니라 컴포넌트 관련 정책수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숭실대 컴퓨터학부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과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와 박사를 마친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기술과 경영의 접목, 경영을 위한 SW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83년부터 99년까지 20년 가까이 한국국방연구원(현 국방정보체계연구소)에서 연구원, 군수체계연구부장, 정보체계연구부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한미 TACCIMS 공동 프로젝트, 국방통합군수정보체계(CALS/EC) 구축 연구, 국방정보보호체계 개발 연구 등 굵직한 국방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국방 프로젝트와 관련, 여러 차례 표창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가 주는 올해의 기술사상을 수상하는 등 수상경력도 다양하다.
건국대 민덕기 교수(37) 역시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 미시간주립대에서 컴퓨터사이언스로 석사·박사학위를 마친 SW공학 전문가. 분산시스템, 분산객체 및 컴포넌트기술, 인터넷 컴퓨팅, 분산 및 병렬컴퓨팅, 분산 멀티미디어 시스템 등에 연구업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컴포넌트 표준화포럼 국제분과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OMG-KSIG 결성작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KOMG 기술분과위원장도 함께 맡고 있다. 민 교수는 특히 영산정보통신의 원격교육시스템 GVA, 투웨이커뮤니케이션의 DMICS 클러스터형 분산서비스시스템 등 다양한 연구성과물을 갖고 있다.
서강대 박수용 교수(39), 호서대 양해술 교수(49)의 활동도 눈에 띈다. 박 교수는 서강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플로리다주립대와 조지메이슨대학에서 각각 전산학 석사와 정보기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IT전문가로 컴포넌트간에 스스로 협력하는 다이내믹 컴포넌트 분야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특히 92년부터 97년까지 미국 환경청 환경감시시스템, 해군 무인정보기 SW 등 미국 연방정부의 다양한 IT시스템 개발에 참여, 실무경험이 풍부하며 IBM·NASA 등에 시스템 개발공정 향상, 위험도 분석, 프로젝트 관리에 대해 컨설팅을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육군 C4I 시스템 개발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컴포넌트화 방안 및 컴포넌트를 위한 공통 운용환경 구축, ITS의 컴포넌트화 방안 등에 대해 자문 및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다이내믹 컴포넌트 개발방법론과 컴포넌트 요구사항 관리도구를 개발하는 등 개발경력도 다채롭다.
호서대 양해술 교수는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SW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미국 유학파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이 학계에 보기드문 일본 유학파 출신이다. SW공학, 객체지향 분석과 설계, SW프로세스 평가 및 개선, SW컴포넌트 기술 등이 주 관심분야며 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SW산업협회, 한국정보처리학회, 한국산업표준원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4종에 이르는 전문서적을 집필하는 등 저술가로도 명성을 높이고 있다.
이 분야에서 떠오르는 신세대 학자로는 동덕여대 조은숙 교수(31)가 있다. 동의대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숭실대 대학원 컴퓨터학과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조 교수의 전문분야는 컴포넌트 모델링 기법이다. 숭실대 김수동 교수 등과 공동으로 국내 학술지에 여러차례 논문을 발표했으며 국제 학술회의에도 다양하게 참석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 CALS/EC학회 논문심사위원, KCSC 자문위원 등을 맡으며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이밖에 명지대 최성운 교수, 상명대 한혁수 교수, 대구효성대 김행곤 교수, 이화여대 최병주 교수, 관동대 김정아 교수, 목포대 최한석 교수 등도 컴포넌트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공로자들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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